해협 열려도 유가 안심 못한다⋯“정상화에 수개월 소요”

입력 2026-04-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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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급락
EIA “석유흐름 정상화에 수개월 소요”
중동 불안, 세계 기업에 직격탄
3월 주요국 절반 PMI ‘위축 국면’
IMF 총재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할 것”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고공 행진하던 에너지 가격은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휴전 불확실성과 전쟁 여파가 수개월 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에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과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아시아시장에서 전일 대비 각각 최대 19%, 13% 급락하며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휴전 발표로 그간 세계 경제를 짓누르던 에너지 물류 경색이 당분간 완화될 수 있게 됐지만 2월 28일부터 시작돼 5주 넘게 진행된 이란 전쟁의 상흔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에너지부 산하 통계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석유 흐름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공급이 완전히 회복되고 중동 산유국들이 정상적인 생산 수준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EIA는 “우리는 지금까지 해협이 폐쇄된 사례를 본 적이 없었듯 재개방되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각국 기업들의 심리는 중동전으로 이미 위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집계한 3월 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0으로 2월의 53.3에서 떨어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지난해 4월(50.8)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종합 지수를 산출하는 15개국 중 호주·캐나다·프랑스 등 7개국이 기준선 50을 밑돌아 경기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또 50을 웃도는 국가 중에서도 2월보다 개선된 곳은 스페인뿐이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전월 대비 경기 체감도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경제 최전선의 체감 경기를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정부 통계에 앞서 경기 변동을 포착하는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아 클룩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분쟁의 영향으로 연초의 견조한 출발에 광범위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동 전쟁의 영향을 반영해 14일 발표할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지만 전쟁의 영향을 감안해 하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세계 경제는 충격에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위험하다”며 “전쟁이 부정적인 공급 충격을 일으켜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월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3%, 내년 3.2%로 각각 추산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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