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운 4구역 돌파구 찾는다"…오세훈-허민 직접 만나고 국장급 채널 가동

입력 2026-04-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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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허민 청장 두 차례 회동
실무 협의 착수⋯SH 부지 매입 등 쟁점 여전

▲서울 종묘.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종묘.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직접 만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경관 훼손 논란으로 멈춰섰던 세운 4구역 재개발 사업 재개를 위한 개발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국장급 상시 협의 체제도 전격 가동했다.

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오 시장과 허 청장은 최근 두 차례 만남을 갖고 종묘 보존과 세운 4구역 개발 방향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또 최근 서울시 문화본부장·도시공간본부장과 국가유산청 유산정책국장 간의 상시 협의 체제를 구축해 구체적인 행정 사항을 논의 중이다.

양측은 현재 세계유산 영향 평가 실시 여부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서로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히 평가를 받고 안 받고의 문제를 넘어 주민 관계 등 복합적인 사안을 협의 중"이라며 "합의가 이뤄지면 그 내용을 합의서 형식의 문서로 정리해 국민들께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운 4구역은 2004년 이명박 시장 당시 고층 재개발 계획이 수립된 이후 20년 넘게 공전해왔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정책 기조가 뒤흔들렸고 최근에는 서울시의 용적률 상향(660%→1094%) 계획에 대해 국가유산청이 종묘 경관 훼손을 이유로 제동을 걸며 갈등이 극에 달했다.

사업 지연으로 토지 소유주들의 고통은 임계치를 넘어섰다.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20년간 쌓인 누적 채무만 약 725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3월 이후 발생한 금융비용만 600억원을 상회한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말 정부와 국가유산청장 등을 상대로 2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주민들은 "사업 부지가 종묘 정전에서 600m 이상 떨어져 보호구역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정부가 근거 없는 심의를 요구하며 사업을 방해해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조속한 착공을 촉구했다.

다만 협의가 본격화됐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현재 협의 과정에는 주민이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아 이해당사자 의견 반영 문제가 남아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역할론도 쟁점이다. 최근 민간 시행사인 디블록그룹(옛 한호건설)이 보유 부지 매각 의사를 밝히며 SH에 매수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SH는 사업 시행자로서 분양 신청을 하지 않은 주민에 대해 소극적인 현금 청산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특정 건설사의 매물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재개발 원칙상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의 '녹지생태도심' 비전과 국가유산청의 '문화재 보존'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실질적인 양보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고위급 협의 역시 공수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운4구역은 과거 정책 기조가 바뀔 때마다 사업이 흔들려 행정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이번 고위급 채널 가동이 단순한 면담에 그치지 않고 보존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는 실질적 가이드라인을 도출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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