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톡!] 해외신탁 신고 ⋯ 기준은 ‘위탁자의 실질적 통제권’

입력 2026-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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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

올해부터 해외신탁에 대한 신고 의무가 처음 도입된다. 해외금융계좌, 해외부동산, 해외현지법인에 이어 해외신탁까지 신고 대상이 확대되면서, 과세당국의 관리 범위는 자산의 보유를 넘어 그 구조와 지배관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번 해외신탁 신고제도의 핵심은 단순한 신고 항목의 추가가 아니라, 신고 의무가 발생하는 기준이 위탁자의 실질적인 통제 여부에 따라 구분된다는 점에 있다.

위탁자가 신탁재산에 대해 해지권, 수익자 지정·변경권, 잔여재산 귀속권 등 실질적인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과세기간마다 해외신탁명세를 제출해야 한다. 예컨대 위탁자가 필요에 따라 언제든 계약을 해지하고 자산을 회수할 수 있는 일반적인 가족 신탁(Family Trust) 구조라면 매년 신고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러한 통제권이 없는 경우에는 해외신탁을 설정한 과세기간에 한하여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이는 과세당국이 사후적으로 실질을 밝혀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납세자가 자신의 해외신탁 구조를 기준에 따라 스스로 제출하도록 한 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무에서는 여전히 신고 의무를 둘러싼 오해가 적지 않다. 수익자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실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해외신탁 신고제도는 수익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위탁자의 실질적 통제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또한 과거에 설정된 해외신탁이라 하더라도, 2025년 이후 개시하는 과세기간에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과세기간에 대한 해외신탁명세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간과할 경우의 법적 부담도 적지 않다. 해외신탁명세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해외신탁재산 가액의 최대 10%(1억원 한도)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미제출 또는 허위제출이 있는 경우 과세당국은 해당 재산의 취득자금 출처에 대한 소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미소명 금액의 20%에 상당하는 과태료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제도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해외신탁의 핵심은 더 이상 구조의 복잡성이나 설계 방식에 있지 않다. 해당 구조가 신고 의무 대상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판단하고, 이에 맞게 대응했는지가 중요해졌다. 이제 해외 자산 관리는 ‘설계’가 아니라 ‘신고와 소명’의 문제다. 김경희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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