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르니 전기차 탄다고?…배터리 원가도 ‘꿈틀’

입력 2026-04-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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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탓 음극재 등 배터리 제조원가↑
전해액 제조 원료 EO 한달새 53% 폭등
배터리 팩 가격 올해 상승세 전환 전망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자동차에 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배터리 제조원가 상승이 불가피해 전기차 수요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가 상승으로 배터리 생산에 투입되는 석유화학 원료와 물류·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제조원가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해액 용매와 음극제 원료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그동안의 배터리 가격 하락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광물은 물론 석유화학 원료가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복합 제조업이다. 생산에 필수적인 에틸렌과 에탄, 전해액, 각종 용매 가격이 최근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원가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이 배터리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치솟은 물류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중국 원자재 정보업체 선써(Sun Sirs)는 지난달 27일 기준 배터리 전해액 생산에 필요한 ‘에틸렌옥사이드(EO)’ 평균 가격이 한 달 사이 52.73% 급등했다고 밝혔다. 중동 긴장과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틸렌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밖에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음극재 원료인 침상코크스도 지난달 20% 이상 뛰었다.

상하이메탈마켓(SMM)은 2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용매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SMM은 “향후 가격 흐름은 원재료 가격 변화에 달려 있다”며 “아직 배터리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수면 아래의 가격 인상 압박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재 전문매체 마이스틸(Mysteel)은 “배터리용 인조흑연과 전극 소재 비용이 요동치면 음극재 가격이 뒤따라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국내 승용차 시장의 연도별 전기차 판매 비중. (사진=KAIDA)
▲국내 승용차 시장의 연도별 전기차 판매 비중. (사진=KAIDA)

그동안 전기차 판매 증가에 맞춰 배터리 팩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왔다. 블룸버그 산하 재생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팩 평균 가격은 1kWh(킬로와트시)당 108달러로 전년보다 8% 하락했다. BNEF는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장기화 가능성을 바탕으로 올해 배터리 팩 가격이 108~115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기름값 상승이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전해액 용매와 화학 원재료, 운송비와 전력비가 제조원가를 자극하고 있다”며 “소비자는 치솟는 휘발유 가격이 무서워 전기차로 달려가지만, 배터리 회사는 그 전기차를 만들수록 원가표를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WSJ는 수요 측면도 짚으면서 “중동 전쟁이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켰다”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지만, 소비 위축으로 신차 전체 판매량이 훨씬 많이 감소해 결과적으로 전기차 부문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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