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불안’ 대신 ‘주유 공포’⋯전기차 관심 폭증

입력 2026-04-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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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충전료 휘발유 10분의 1 수준
EV 신드롬 재점화 관측⋯주가도 올라
기아 전기차 신차 시승 요청 84% 급증

중동 전쟁 이후 치솟은 국제유가 탓에 세계 곳곳에서 ‘주유 공포(Pump anxiety)’가 확산 중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충전요금이 저렴한 전기자동차(E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시 커졌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높은 기름 가격에 따른 ‘주유 공포’가 배터리가 부족해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할 것 같다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불안’보다 더 심한 상황이어서 전기차 개발과 출시, 생산 등을 미뤘던 완성차 제조사들이 이런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국 휘발유 가격은 2월 말 이후 무려 13% 상승해 현재 1L당 1.50파운드(약 3100원)로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솟구쳤다. 반면 전기차 충전요금은 이보다 8분의 1에서 10분의 1 가까이 저렴하다.

로이터통신과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에서 휘발유 자동차로 100㎞를 주행할 경우 최소 약 15유로(약 2만6000원)의 연료비를 지출해야 한다. 반면 충전요금은 약 2유로면 충분하다. 전기차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게 된 셈이다. FT는 “충전의 번거로움과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제한적 주행거리 등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보다 주유할 때마다 공포에 가까울 만큼 솟구친 기름값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영국 온라인 자동차 거래 플랫폼 오토트레이더에 따르면 영국에서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 광고 조회수는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중고 BYD 전기차 검색량도 375%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BYD의 연간 순이익은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확산과 중국 내수시장 부진,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탓이다. 그러나 BYD 주가는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17.5% 상승했다. 청정에너지 시장 활성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때문이다.

프랑스 르노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전기차 모델에 대한 문의가 전쟁 발발 이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아도 2만5000파운드 미만 가격의 소형 전기차 ‘EV2’ 출시를 앞두고 2월 이후 시승 요청이 84% 급증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유럽에서는 전쟁 전에도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여 향후 그 추세가 한층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전기차는 유럽연합(EU) 신차 시장의 19% 비중을 차지했다. 영국에서는 EV 점유율이 22%에 달했다. 전기차 리스업체 옥토퍼스일렉트릭비히클은 “6개월 전보다 중고 전기차 판매가 네 배 증가했다”며 “증가세 자체가 수요 부활을 의미하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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