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딛고 SMR로 반격…일본, 기술력 앞세워 부활 모색 [글로벌 SMR 제조 패권 경쟁 ③]

입력 2026-04-0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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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40년까지 전력 20% 원자력 목표
히타치, GE와 손잡고 美서 SMR 건설
강화된 안전 설계·부품 경쟁력 강점

▲GE버노바히타치의 소형모듈원전(SMR) ‘BWRX-300’ 조감도. (출처 GE버노바히타치 웹사이트)
▲GE버노바히타치의 소형모듈원전(SMR) ‘BWRX-300’ 조감도. (출처 GE버노바히타치 웹사이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로 사실상 멈춰 섰던 일본 원전 산업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무기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정밀 제조 기술이다. 과거 대형 원전 중심 전략에서 한발 물러나 SMR과 글로벌 공급망을 축으로 한 ‘우회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3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정책 전환이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초 후쿠시마 사고 이후 유지해온 원전 최소화 기조를 14년 만에 사실상 폐기하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탈탄소 전력원의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2040년까지 전력의 20%를 원자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아울러 기존 ‘비등수형 원자로(BWR)’보다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원자로 5종에 대한 개발 로드맵을 제시하며 산업 재건의 방향을 구체화했다.

스즈키 가즈토 도쿄대 교수는 “향후 5년 안에 원전 재가동이 대부분 완료될 것”이라며 “그때쯤이면 SMR과 같은 신기술이 성숙돼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주요 원전 기업들은 SMR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기존 대형 원전 설계 경험과 정밀 중공업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원전 경쟁에 재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국이 납기 준수(정시)와 건설을 잘한다면 일본은 후쿠시마 이후 강화된 극한의 안전 설계와 소재·부품 경쟁력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원전 부품업체 IHI는 3년간 200억엔(약 1900억원)을 투자해 격납용기와 압력용기 등 핵심 부품 생산 확대에 나섰다. 이들 부품은 원자로의 노심과 주변 설비를 보호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장치다. 두꺼운 강판이나 스테인리스 강판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철근 콘크리트 가공 기술이 요구돼 생산 가능한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IHI는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도 투자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램지 하마디 뉴스케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본은 공급망 생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해외 프로젝트 참여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합작사 GE버노바히타치는 미국 테네시주와 앨라배마 등에서 SMR을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은 해당 프로젝트에 400억달러(약 6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GE버노바히타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도 SMR 건설 승인을 확보하고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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