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약사 줄도산 우려”…약가 인하에 업계 “생태계 붕괴” 반발

입력 2026-03-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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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적자·자금난으로 직결…전반적인 공정 체계 흔들릴 것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정부가 제네릭 의약품 약가 인하를 포함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확정하자 제약업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산업 생태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특히 중소 제약사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과 연쇄 도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다수 제약사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을 중대한 경영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A제약사 관계자는 “그간 제네릭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기반으로 R&D와 시설·설비 투자를 진행해 제약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라면서 “영업이익률이 낮은 제약산업에서 약가 인하는 곧바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인력 감축, 공급망 약화 등 산업 전반이 흔들리게 되고 신약 개발을 통한 체질 개선 기회마저 상실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제약사 관계자는 “약가 인하로 인한 경영 효율화 압박은 제약업계 전반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제한시킬 것”이라며 “실제로 업계 내에서 약가인하와 인공지능(AI) 활용이 더해져 고용한파가 피부에 와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변동 폭이 커지고 원료 수입 단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치솟는 대외적 악재 속에서 국내 약가마저 인하돼 일선 제약사들의 원가 보전 능력이 한계치에 다다를 우려가 크다”라고 토로했다.

업계는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C제약사 관계자는 ”벌써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작됐다“며 ”R&D 비용을 줄이고 인력 고용도 최소화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제약산업단체로 이뤄진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될 경우 연간 최대 3조6000억원 규모의 산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를 48.2%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업계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45%로 확정되면서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자체 원료 합성 비중이 낮고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 업체들은 약가 인하가 곧바로 영업이익 적자와 자금난으로 직결된다. 제네릭 약가 인하로 품질 관리와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 여력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원료 조달, 안정적 생산, 품질보증(CMC) 등 전반적인 공정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이 아닌 다른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란 예측이 불거진다. D제약사 관계자는 “약가 인하로 인해 얻게 될 손실을 메꾸려면 다른 사업에서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 단기적인 매출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신약 개발로 이어지기에는 중소 제약사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제약산업의 혁신을 유도하겠단 입장이지만 업계는 오히려 R&D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장려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전제돼야 한다”며 “약가를 급격히 낮추는 방식은 혁신 유도라는 정책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 신약 개발 가능성이 낮은 만큼 R&D 투자를 낮추는 방향으로도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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