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 절반 소진…투자 속도 못 따라가
충전기 넘어 ‘에너지 플랫폼’ 승부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급성장한 LG유플러스볼트업(볼트업)이 대규모 투자 후유증에 직면했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합작법인인 볼트업은 설립 2년 만에 완속 충전 시장 1위로 올라섰지만 지난해 3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자본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어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볼트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정국에서도 공격적인 인프라 확대 전략을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신규 완속 충전기 3만7000대 중 1만800대를 설치하며 시장점유율 29%로 1위를 차지, 2위권 사업자와 두 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운영 충전기는 최근 3만5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말 1만8000대 수준에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충전기는 현재 기준 4만 대 가까이 증가했고 올해 5만 대 목표 달성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정부 정책 변화 기류가 감지돼 사업 계획에 불확실성은 다소 있다”고 설명했다.
외형 성장 속도는 가파르지만 수익 구조는 아직 ‘투자 구간’에 머물러 있다. 볼트업의 지난해 매출은 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네 배(380%)가량 폭증했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여전히 붉은 색이다. 영업손실 268억원, 순손실 288억원으로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특히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손익 부담이 커졌다. 향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회계 처리로 해석되지만 단기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재무 여력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볼트업은 출범 당시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각각 500억원씩 출자해 총 1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442억원으로 줄었다. 누적 결손금이 417억원에 달해 1년 만에 자본의 절반 이상이 잠식된 상태다. 현재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0억원 수준에 그쳐 현재 투자 속도를 감안하면 연내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까지 충전기 5만 대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다만 단순 충전 수수료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만큼 사업의 무게중심을 ‘에너지 플랫폼’으로 옮기고 있다. 염상필 볼트업 대표는 출범 당시 “단순한 전기차 충전 서비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충전 사업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차별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실제 볼트업은 산업통상부 주관 580억원 규모의 전기차를 전력망 자원으로 활용하는 V2G(차량-전력망 연계) 실증 사업에 참여하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또 수요자원거래(DR), 탄소배출권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수익 구조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관건은 ‘규모의 경제’와 ‘플랫폼 전환’에 달렸다. 충전기 설치 확대만으로는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고 전력 데이터 기반 사업으로 수익원을 확장해야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증자와 차입 등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집행으로 현금 지출이 상당한 데다 순실 누적으로 자본총계가 줄어든 만큼 자본금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증자, 차입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모회사 지원 구조가 있어 재원 조달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전기차 증가와 규모의 경제 달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BEP는 2~3년 후 달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