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1조 유산’ 감염병 대응으로 이어졌다…국가 보건안보 인프라 재편

입력 2026-03-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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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국제심포지엄 2회째…연구·의료·AI 통합 체계 본격 가동
7000억원 투입 사업 성과 가시화…2030년 전문병원 완공 목표

▲1990년 7월 꿈나무 어린이집 현판식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사진=삼성전자)
▲1990년 7월 꿈나무 어린이집 현판식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1조원 사회공헌 기부가 감염병 및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국가 보건안보 시스템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 기부를 넘어 연구·의료·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은 26일부터 이틀간 ‘이건희 감염병 극복 연구역량 강화 사업’ 국제심포지엄과 감염병연구기관 국제심포지엄을 연이어 개최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이 선대회장의 기부에 따라 시작된 ‘감염병극복 연구역량 강화사업’의 착수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연구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이건희 감염병극복 연구역량 강화사업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들은 2021년 의료 공헌에 1조원을 기부하고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했다. 이 선대회장은 평소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강조했고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기부를 결정했다. 핵심은 2021년 유족이 출연한 1조원 가운데 감염병 대응에 투입된 7000억원이다. 이 재원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 5000억원 △연구 인프라 확충 및 연구사업 2000억원으로 나뉘어 집행되고 있다.

현재 사업은 ‘성과 단계’에 진입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와 국립중앙의료원은 팬데믹 대응 임상 인프라 구축 등 감염병 관련 연구 과제 10개를 진행 중이다. 연구·데이터·임상 협업 기반을 동시에 구축하는 구조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도 본궤도에 올랐다. 150병상 규모로 일반·중환자 병상과 음압시설, 생물안전 연구시설 등을 갖춘 국가 핵심 거점으로 조성된다. 현재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며 2027년 착공,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해 환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해 환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선대회장의 기부는 감염병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유족은 소아암ㆍ희귀질환 치료와 연구에도 3000억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2만8000여 명이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2월 기준 소아암ㆍ희귀질환 관련 연구과제 86개를 진행하고 있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을 앓던 유나(8) 양은 수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부작용으로 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선택지는 골수이식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나 양은 서울대병원이 자체 생산한 카티(CAR-T,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를 받았다. 해당 치료는 이 선대회장 유족이 기부한 3000억원 재원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치료를 맡은 강형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소아암은 환자 수가 적어 연구비 지원이 부족한 분야”라며 “기부금이 실제 치료와 연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나 양은 치료 1년째 진행한 미세잔존암 검사에서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감염병 대응 체계를 연구·의료·인공지능(AI)으로 통합하는 전략이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1일차는 임상연구와 의료 대응 역량, 2일차는 AI 기반 백신·치료제 개발 전략이 논의된다. 보건당국은 이 사업을 통해 팬데믹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유족의 뜻깊은 기부는 감염병 치료 및 연구에 필요한 국가 인프라 확충의 마중물이 돼 감염병 관리체계를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다음 팬데믹은 우리가 개발한 백신과 치료제로 대응하겠다는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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