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약 10년⋯지구는 더 뜨거워졌다

입력 2026-03-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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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정 후에도 더딘 이행이 문제
AI 데이터센터 전력 우려 확산
중동 리스크 확산⋯석탄 급부상
美 13년 만에 석탄발전소 추진

파리기후협약이 발효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지구 평균기온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 리스크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인한 전력난 탓에 때아닌 석탄발전도 증가세에 접어들었다.

21일 세계기상기구(WMO)와 미국항공우주국(NASA)ㆍ로이터통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난해(2025년)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 3위에 꼽혔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기후협약)이 체결된 지 10년이 지났으나 그사이 해빙과 해양 열함량, 해수면 상승 등이 개선되지 않은 채 새로운 경계선에 다다르고 있다.

기후협약은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세계 각국이 맺은 국제 조약이다. 2015년 12월 파리에서 채택됐고 이듬해 11월 발효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체제 아래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1월 기준 194개 당사국이 참여하고 있다.

협약의 핵심은 첫째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낮게 억제하고, 둘째 각국이 기후 피해에 적응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금 흐름을 저탄소·기후 회복력 경로에 맞추는 것이 골자다.

기후협약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건 협약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협약 이행의 문제가 지적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탄소 배출량.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WMO 지구대기감시망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농도가 모두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고 있음에도 석탄과 석유ㆍ가스 사용이 함께 증가 중인 것도 문제다. 2025년 전 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81억t으로 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관측된다.

130명 넘는 과학자가 참여한 세계 탄소 예산 보고서는 올해 화석연료 CO₂ 배출이 전년보다 1.1% 늘고, 대기 중 CO₂ 농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52%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봤다.

사정이 이런데도 주요국은 재생에너지 대신 다시금 화석연료, 특히 석탄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13년 후 처음으로 알래스카에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미 내무부 공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석탄발전소를 추진하는 건 13년 만이다.

석탄은 한때 미국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는 약 16% 수준으로 비중이 크게 줄었다. 기후변화 억제를 위해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한 결과였다. 다만 중동 사태로 인한 원유공급에 불확실성이 커졌고,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급 차질이 문제로 불거지자 다시 석탄을 꺼낸 셈이다.

인도와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이 석탄 발전과 석탄 생산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최대 용량으로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달 석탄발전소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하도록 지시했고 방글라데시도 석탄 발전 비중을 크게 늘렸다. 대만은 LNG 수급 차질이 이어지면 석탄발전소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탄광 업체들이 석탄 생산량을 늘리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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