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서비스 무역적자 규모가 12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K콘텐츠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연구 개발(R&D)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도 지식서비스 무역통계 편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지식서비스 무역적자 규모는 102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도(-72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을 키운 것으로, 한은이 통계를 편제한 2010년 이후 역대 4번째 적자다. 국내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2010년 이후 줄곧 적자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3년(108억1000억 달러)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수지는 지식서비스 수출에서 수입을 뺀 금액으로 산출되는데 지난해 지식서비스 수출 규모는 414억6000만 달러, 수입은 51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규모는 전년도보다 35억8000만 달러 가량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64억5000만 달러 증가) 규모가 더 큰 폭으로 급증하면서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세부 부문별로 보면 정보·통신(51억9000만 달러)과 문화·여가(9억8000만 달러) 서비스 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정보·통신 서비스는 국내 제조업체의 스마트폰 등에 해외 빅테크 기업의 어플리케이션(앱)이 탑재되는 경우가 늘면서 사상 최대치인 51억9000만달러 흑자를 냈고 문화·여가서비스는 K팝 공연과 전시 수출이 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면 전문·사업(-71억5000만 달러→-93억9000만 달러)과 지식재산권 사용료(-41억1000만 달러→-70억3000만 달러) 서비스 적자폭은 예년보다 커졌다.
지난해 지식서비스 무역적자는 '무형의 중간재'를 수입ㆍ가공해 해외로 수출하는 국내 산업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실제 지식재산권 사용료 중 R&D 기반 권리가 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1년 새 적자 확대 폭이 16억 달러에 이르렀고 전문·사업서비스 중 연구·개발 부문 적자도 61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주로 국내 제조업체가 외국 회사에 전문 R&D를 발주(수입)하면서 쌓인 것이다.
박 팀장은 "국내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및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지식서비스를 수입해 이를 가공해 수출하거나 소비하는 방식"이라며 "특히 국내의 경우 제조업이 중심인데 최근 자동차 등에도 기술력(테크놀로지)가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출상품이 첨단기술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해외 R&D 니즈를 반영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문화·여가 서비스의 경우 멀티미디어 제작, 공연·전시 관련 수지가 각 5억 달러, 4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특히 공연 및 전시 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 대비 1억1000만 달러 가량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K콘텐츠 수출 흐름이 나쁘지 않다"면서 "지난해 음악산업을 중심으로 흑자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