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반복이 신뢰를 담보하지 않는다

입력 2026-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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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종합특검이 출범했다. 그러나 현판식 현장에서 느껴진 공기는 기대보다 피로에 가까웠다. 플래시가 터지고 긴장감이 감돌았던 1차 ‘3대 특검’ 출범 당시와는 사뭇 달랐다. 이유는 분명하다. 1차 특검이 남긴 것이 기대에 걸맞은 성과가 아니라 논란과 미완의 과제였기 때문이다.

1차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둘러싼 내란·외환 의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본격적으로 규명하겠다는 기대 속에 출범했다. 이들 사안은 그동안 ‘살아있는 권력’ 아래에서 충분히 수사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권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적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150~180일의 수사기간과 2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12·3 비상계엄의 내란 공모 구조는 충분히 규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집사 게이트’ 등 김 여사 관련 의혹도 상당 부분 규명되지 못했다. 특히 해병 특검의 출범 계기가 됐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수사 과정 역시 적지 않은 실망을 남겼다. 3대 특검의 잇따른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은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불렀다. 특히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 ‘정교 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확대하지 않아 ‘편파 수사’ 지적을 받았다. 또 구속된 20명 중 절반이 넘는 11명이 김 여사와 무관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별건 수사’ 논란도 불거졌다. 수사 도중 피의자가 사망하며 ‘강압 수사’ 의혹까지 제기됐다.

별건 수사와 무리한 기소로 지적된 일부 사건은 법정에서 공소기각이나 무죄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3대 특검은 정치적 공정성과 사법적 성과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2차 특검은 ‘미진한 부분 보완’을 내세워 다시 가동됐다. 특검은 권력 영향으로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될 때 가동되는 예외적 장치인데, 정권이 바뀐 지금도 같은 전제가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설상가상 이미 상당 기간 수사가 진행된 사안을 다시 들여다본다고 해서 새로운 결론이 도출될지도 불투명하다.

반복이 신뢰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2차 특검이 스스로의 필요성을 증명하려면 1차에서 규명되지 못한 핵심 의혹의 실체와 책임을 명확히 밝혀 분명한 결론을 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또 다른 민생 사건 지연과 재정 부담을 낳을 3차 특검이 출범하지 않도록 책임 있게 수사를 매듭짓는 것이 지금 특검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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