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배송은 되는데 왜?"…14년 묵은 '반쪽 규제' 풀리나

입력 2026-02-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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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아 의원, 유통법 개정안 발의…영업제한 시간 내 온라인 배송 허용 골자
물류센터(NE.O)는 되고 점포는 안 됐던 '아이러니' 해소
전국 매장이 '물류 기지'로…수도권 국한된 새벽배송, 전국 확대 길 열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영업 중인 한 SSM. (문현호 기자 m2h@)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영업 중인 한 SSM. (문현호 기자 m2h@)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가로막던 낡은 규제의 빗장이 풀릴지 주목된다. 소비자들이 흔히 "이마트 쓱배송은 이미 하고 있는데 규제가 없던 것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실상은 '어디서 보내느냐'에 따른 엄격한 법적 잣대가 전국구 새벽배송을 가로막고 있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 "물류센터는 되고 점포는 불법"…규제의 숨겨진 디테일

▲이마트 고래잇페스타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 고래잇페스타 (사진제공=이마트)
이번 개정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복잡하게 얽혀있던 '배송의 출발지'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시간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한다. 이마트가 그동안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할 수 있었던 건, 김포나 용인 등에 위치한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덕분이다. 이곳은 법적으로 마트 '점포'가 아닌 '물류 창고'로 분류돼 24시간 가동이 가능했다.

반면, 물류센터가 없는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사정이 달랐다. 집 앞에 이마트 매장이 있어도, 해당 매장은 법적으로 '영업 제한'을 받는 점포이기 때문에 밤사이 매장 내 물건을 포장하거나 배송 차량에 싣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은 늘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마트가 전국에 수백 개의 점포망을 갖추고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별도의 물류센터를 짓지 않는 이상 배송 권역을 넓힐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물류센터만 지으면 전국 어디든 배송이 가능한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에서 결정적인 열세로 작용했다.

◇ 전국 매장이 '도심형 물류센터'로…배송 전쟁 2라운드

▲이마트 오더투홈 앱 화면. (이마트)
▲이마트 오더투홈 앱 화면. (이마트)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하되, 온라인 배송에 한해서는 빗장을 푸는 것이 핵심이다. 즉, 영업이 끝난 밤시간대에도 마트 매장을 '물류 창고'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는 추가적인 물류센터 건립 비용 없이 전국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기존 매장을 활용해 즉각적인 새벽배송에 나설 수 있다. 사실상 '전국구 새벽배송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김 의원은 "대형마트 규제가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유통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국내 유통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전통시장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특정 온라인 플랫폼의 독주를 방치하고 국내 마트만 역차별하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의원에 따르면 2017년 424개였던 전국 대형마트 중 32곳이 문을 닫았고, 이는 주변 상권 침체와 지역 일자리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 '상생'과 '건강권'은 과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뉴시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뉴시스)
다만 규제 완화 과정에서 근로자의 야간 노동 문제와 전통시장과의 상생 방안은 풀어야 할 숙제다.

김 의원은 "제도 변화 과정에서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와 주변 상권과의 상생 가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정부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온오프라인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꼼꼼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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