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3600t급 vs 獨 3000t급…“넓은 공간 선호”
加 온타리오주 장관도 함교탑 타고 올라가 “멋지다”
한화, HD현대, 현대차 등 절충교역으로 막판 총력

한국과 독일 간 국가대항전으로 치닫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의 ‘그린라이트’ 시그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기술력은 물론 현지 운용 인력의 공간 편의성 만족도에서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실질적 ‘키맨’인 온타리오 주(州) 경제개발부 장관이 한화오션 조선소를 찾아 예정에 없던 함교에 올라 호의적 반응을 보인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PSP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사와 한국 한화오션이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독일은 캐나다 사업을 위해 약 3000톤(t)급 212CD E(Expeditionary)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3600t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장영실함)로 맞불을 놨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군 당국이 잠수함 운용 해군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 청취 결과는 고무적이다. 장기간 심해에서 생활해야 하는 해군들은 “조금이라도 더 넓은 생활 공간이 절실하다”며, 독일 TKMS 모델보다 체급이 크고 공간 설계가 뛰어난 한화오션 잠수함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는 한국산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도 그렇지만 현장에 무기를 도입할 때 각 군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전의 핵심 인사의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방문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이 나왔다.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22일 지난해 10월 진수된 ‘장영실함’에 승선해 ‘장보고-III 배치 II’ 잠수함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했다. 장영실함은 현재 거제조선소에 계류하며, 해군 인도를 앞두고 전력 탑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한화오션은 피델리 장관 일행을 위해 내부 시찰과 자동화 설비 견학 등 통상적인 의전 코스를 마련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피델리 장관이 6m 높이의 함교탑에 직접 오르겠다고 제안하는 ‘깜짝 행보’를 보이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가파른 사다리를 타고 함교에 오른 피델리 장관은 해치를 열고 선상에 게양된 캐나다 국기를 확인한 뒤, 한화오션의 세심한 환대에 깊은 감동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함교에 오른 피델리 장관은 연신 “멋지다(Awesome)”, “원더풀(Wonderful)”을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거제 조선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크 카니 총리,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 등 캐나다 핵심 인사들이 릴레이 방문을 이어가는 곳이다.
이처럼 캐나다 수뇌부가 특정 기업의 생산 현장을 반복해서 찾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막바지 수주전의 결정적 신호로도 읽히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으로 묶여있다는 점, 독일이 잠수함 원천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선 난제다. 독일은 이를 바탕으로 “이미 검증된 유럽의 기술을 쓰는 것이 안보와 군수 지원 면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논리로 캐나다를 공략 중이다.
CPSP는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건조 비용만 약 20조 원이다. 30년에 걸친 유지운영보수(MRO)까지 합하면 최대 60조 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경쟁이 단순한 잠수함 수출을 넘어 ‘K방산 패키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와 HD현대는 각각 5건의 투자협력 양해각서 체결, 수 조원대 패키지딜 제안으로 회심의 한 수를 던졌다. 캐나다는 오는 3월 2일까지 최종 제안서를 받은 뒤 상반기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