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경기도 감사위원회 조사한 '2025년 공공기관 공용차량 분야 특정감사 결과보고서'는 충격 그 자체다. 6월25일부터 7월25일까지 23일간 경기관광공사·킨텍스·경기신용보증재단 등 23개 기관의 공용차량 운영실태를 들여다본 결과, 18개 기관에서 22건의 위반사항이 쏟아졌다.
경기관광공사 임원 A의 행태는 '교과서적 일탈'이었다. 학연·지연·전 직장동료 등 개인적 친분으로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전용 차량을 불렀다. 3번이나. 급기야 업무 시간 중 아내가 아프다며 연차 한 줄 쓰지 않고 전용 차량 타고 병원으로 직행했다. 운전원들은 운행일지를 아예 안 쓰거나, 하이패스 기록과 딴판인 내용을 19회나 적어냈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전임 원장은 한술 더 떴다. 2024년 2월 휴가를 내고는 전용 차량에 이삿짐을 실어 지방 자택까지 날랐다. 대학교와 서울을 경유하며 사적 용무까지 봤다.
킨텍스는 '계약 무법지대'였다. 2022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7건의 차량 임차 계약을 자격도 안 되는 대기업·중견기업과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밀어붙였다. 관계자 2명이 경고 처분을 받았다. 임원 전용 차량 4대는 차고지를 운전원 자택으로 슬쩍 바꿔놓아 사실상 '운전원 출퇴근 차량'으로 전락했다. 임원 해외 출장 기간에도 차량은 돌아다녔는데, 운행일지는 백지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도 판박이다. 임원 4명의 전용차량 차고지가 승인 없이 임원 자택이나 운전원 합숙소로 둔갑했다. 상임이사 자리가 비자 직원들이 '주인 없는 차'를 115회나 불러 탔다.
경기문화재단의 기록은 압권이다. 전용차량 운전원이 3년간 614회 차를 몰았는데, 출장 신청은 고작 4회. 배차 신청은 33회뿐이었다. 일부 부서는 아예 차량 23대를 전자결재 시스템에 등록조차 안 해 놓고 3년간 1923회를 무단 운행했다. 관리 자체가 실종된 것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는 규정상 6대만 굴려야 하는데 8대를 보유했다. 이사회 승인도 없이 차를 사들였고, 사장 전용 차량을 직원들이 업무용으로 돌려썼다. 경기도미래세대재단은 원장 승인 절차도 밟지 않고 신규 차량 4대를 임차해버렸다.
처분은 가벼웠다. 행정상 조치 22건 중 '주의'가 16건으로 대부분이다. 부당이득 환수금액은 고작 15만7000원. 경기관광공사 9만410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1만9690원, 경기대진테크노파크 4만7240원이 전부다.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사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6~2025년) 공용차량 관련 지적은 24개 기관에서 26건이나 터졌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인 셈이다. 징계 39명, 환수 2553만4000원이 누적됐지만 관행은 바뀌지 않았다.
감사위원회는 전용차량에 GPS 모듈이 내장된 MDT 단말기를 장착해 실시간 위치와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차량관제시스템 구축을 권고했다. 사적 사용자에 대해서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과태료 재판 관할 법원에 통보 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