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차익 실현에 무게⋯이틀간 4조3750억 순매도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한 뒤 안착하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자금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코스피에서 비중을 줄이고 코스닥을 대거 담는 흐름이 관측되면서 코스피 5000 조기 달성 이후 정책·수급의 무게중심이 코스닥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최근 이틀간 코스닥 시장에서 4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날 역대 최대 규모인 2조6220억 원을 사들인 데 이어 이날도 1조6520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됐다. 이틀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에코프로(2840억 원) △에코프로비엠(2620억 원) △알테오젠(2520억 원) △에이비엘바이오(2380억 원) △리가켐바이오(1630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도 1280억 원 쓸어담았다.
주가도 기관 매수와 함께 급등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는 30.69% 올랐고 에이비엘바이오는 22.98%, 에코프로비엠은 22.49%,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59% 상승하며 랠리의 중심에 섰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은 5.29% 상승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같은 종목을 대거 내다 팔며 차익 실현에 무게를 뒀다. 개인투자자는 이틀간 4조3750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순매도 상위는 △에코프로(-5430억 원) △에코프로비엠(-4050억 원) △에이비엘바이오(-3650억 원) △알테오젠(-2040억 원) △레인보우로보틱스(-1880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수급의 특징은 대형주 쏠림이 한층 강해졌다는 점이다. 기관 매수 상위가 코스닥 대표 대형주로 채워진 것은 지수·ETF 연계 자금 유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상황에서도 금융투자 중심의 기관 수급이 대형주를 끌어올리며 지수를 방어·견인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의 베팅이 단기 이벤트에 그칠지, 추세로 이어질지는 정책 흐름이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 공약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이 코스닥으로 다변화될 여지가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의 구체화,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조성, 리서치 확대 같은 제도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닥으로의 자금 유입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도 코스닥 3000 육성 방안이 공식 의제로 부상했다. 디지털자산·토큰증권(STO) 등 새로운 금융 인프라 활용, 3차 상법 개정, 주가 누르기·중복상장 등 거버넌스 이슈 개선을 통해 코스닥의 구조적 디스카운트를 줄이겠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다만 입법의 세부 설계와 시행 속도에 따라 기대감이 조정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경계도 함께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은 코스닥 시장으로 다변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닥 시장이 단기 급등하며 기술적 과열 부담이 높아지고 있으나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