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운용전략 조정… 해외주식 줄이고 국내는 늘린다

입력 2026-01-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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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목표비중 1.7%p 축소…외환시장 부담 고려
국내주식 14.9%로 상향…소폭 상향 그쳐
SAA 이탈 시 리밸런싱 한시 유예…시장충격 최소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1.26. mangusta@newsis.com (뉴시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1.26. mangusta@newsis.com (뉴시스)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자 국민연금이 연초부터 자산 배분 전략 조정에 나섰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계적인 매매로 증시 충격이 확대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회의는 통상 5월에 열리는 연례 자산 배분 논의보다 앞당겨 열렸다.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동시에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기존 운용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기금위는 우선 올해 목표 포트폴리오를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 올해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38.9%에서 37.2%로 1.7%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해외 주식 비중이 줄어들면 달러 등 외화 매입 규모도 함께 감소해 외환시장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4%에서 14.9%로 0.5%p 상향 조정했다. 기금위는 이번 조정이 “기금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과 기존 기금 운용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이미 17.9%까지 올라 목표치를 웃돌았다. 다만 급격한 방향 전환보다는 기존 자산 배분 틀을 유지하면서 미세 조정을 택한 셈이다.

기금위는 최근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 비중을 웃도는 상황에서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반복될 경우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 이탈 시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비중 기준 자체를 크게 손대기보다는 기준을 벗어나더라도 기계적인 매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을 유연하게 하겠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리밸런싱은 특정 자산 비중이 정해진 허용 범위를 벗어나면 이를 다시 맞추기 위해 매수·매도를 하는 절차다. 다만 기금 규모가 커질수록 매매 규모도 함께 커져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목표 포트폴리오 변경안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목표 포트폴리오 변경안 (보건복지부)

기금위는 “최근 몇 년간의 높은 기금 운용 성과로 기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돼 리밸런싱 발생 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데다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단기간 크게 변화해 시장 상황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적정한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기금위는 상반기 동안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 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허용 범위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필요할 경우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역대급 성과를 내며 기금 규모가 많이 증가해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이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기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어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기금 수익을 높이면서, 시장에 대한 영향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국민연금 기금이 올해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성장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동과 남미 등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위험이 국제 유가 변동으로 이어지는 등 우려 요인도 존재한다”고도 말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은 18.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 규모 역시 2024년 말보다 241조 원 늘어난 145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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