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수요 급증에 다시 원전…후보지 영덕·울진 등 거론

입력 2026-01-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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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등 전력 현실론 수용한 듯
신규 원전 부지 공모…이르면 상반기 윤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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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부가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할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원전은 기저전원으로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확대돼 왔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탈(脫)원전 정책이 선언되며 신규 건설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당시 기조에서 약 8년 7개월 만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력 수급 안정과 탄소중립,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 우선순위가 재정렬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원전 확대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경북 영덕·울진, 강원 삼척, 부산 기장 등으로 거론되는 후보지를 중심으로 입지 갈등과 사업성 논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관련 브리핑을 통해 "신규로 추진하는 원전은 물론 기존 원전의 경우에도 안전 운전의 범위 내에서 유연운전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과제를 포함해 다양한 형식의 토론회 과정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 판단의 표면적인 근거는 정부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원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0% 이상, '신규 원전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는 답변이 60% 이상으로 나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원전 문제가 너무 정치 의제화됐다"며 "국민 뜻은 어떤지 열어 놓고 판단하자"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신규 원전과 관련한 정부 기조는 엎치락뒤치락 했다. 문재인 정부 이후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을 담았으나 민주당 정권이 다시 들어서면서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 때만 해도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취임 후에는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하지만 신규 원전에 대한 여론이 압도적이고 국정 핵심 과제인 'AI 강국' 실현을 위해 현실적인 방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국민 찬성이 높았다는 것은 원전 건설이 특정 정파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많이 늘리면서 전기요금이 너무 올랐고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심화하는 등 (탈원전 당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문제들이 지금 다 나타났기 때문에 더 이상 원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재정이 풍족했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고도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전력 생산) 원가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고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만 늘리는 활동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 등이 반영된 결과"고 분석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추진 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추진 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규 원전 부지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부지공모 및 평가를 통해 이르면 상반기에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다음 달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가 시작되면 5~6개월간 부지평가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후보지로는 경북 영덕과 울진, 강원 삼척, 부산 기장 등이 거론된다.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는 지역은 원전 건설이 추진되다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된 영덕의 천지원전 부지다. 고리원전 1~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위치한 기장이나 한울 1~6호기와 신한울 1~4호기가 있는 울진, 과거 대진 1~2호기 건설 예정지로 지정됐다가 백지화된 삼척 등도 적극적인 유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30년대 초 원전 건설허가 획득을 목표로 절차를 추진해 2037~2038년 준공을 계획 중이다.

정 교수는 "옛날에는 원전이 지자체의 기피시설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지역소멸을 완화할 수 있어 원전 건설을 원하는 지역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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