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가 '선(先)통합·후(後)조정' 기조로 급격히 속도를 내고 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통합을 먼저 하고 제기되는 문제는 이후에 풀어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통합을 둘러싼 정치·경제권의 압박도 한층 거세지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22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초청 특별강연에서 "정부가 4년간 20조 원을 지원하고, 공공기관 2차 이전 우선권과 대기업 투자 협의 시 우선 유치까지 약속한 상황에서 지금 통합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1년만 늦어도 5조 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통합 절차와 관련해 "주민투표도 가능하지만, 대규모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 의사를 확인하고 의회를 중심으로 통합 절차를 진행하면 오는 6월 통합 선거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주민투표라는 높은 문턱 대신 정치적 결단과 제도적 속도를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회도 입장문을 내고 울산시의 통합 논의 참여 선언을 환영하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촉구했다. 허현도 회장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영남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방선거 이전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에 뜻을 모으며 이달 중 관련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경북 국회의원들도 26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간담회를 열어 통합 논의에 힘을 싣기로 했다.
부산·경남 역시 제도적 수순에 돌입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이날 시청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실무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시·도 입장문과 대정부 건의문 문안을 세부 조율했다. 양 시·도지사의 공동 입장과 건의문은 오는 28일 오전 10시30분 발표될 예정이다.
행정통합 실무협의체는 통합 과정에서 불거질 권한 이양, 법·제도 정비, 중앙부처 대응 전략 등을 조율하는 기구로, 특별법 제정까지 상설 운영된다.
다만 속도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주민 동의 절차의 정당성, 통합 이후 행정·재정 격차 문제, 울산 참여 범위 등 해결되지 않은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그럼에도 정부 지원과 지방선거 일정이 맞물리면서,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충분한 숙의'보다 '타이밍'을 우선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