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정ㆍ재계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올해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닷새 동안 패널 토론과 정상급 특별연설 등 200여 세션이 이어진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장 큰 관심은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유럽과의 새로운 관세전쟁을 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쏠렸다.
6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ㆍ재무ㆍ상무장관을 대동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 대표단을 꾸렸다. 기업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ㆍ오픈AIㆍ구글 딥마인드ㆍ앤스로픽ㆍ팰런티어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했다.
이례적으로 석유화학기업도 대거 동참했다. 엑손모빌과 셸ㆍ토탈에너지스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참가한다.그동안 기후변화 의제를 불편하게 여겼던 이들은 다보스포럼 참석을 꺼려왔다. 이들 모두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선 독일과 프랑스ㆍ네덜란드ㆍ핀란드 정상, 우르줄로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막 사흘째인 21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연설에 나선다. 이 자리를 통해 △에너지와 인공지능(AI) △우크라이나 종전 △베네수엘라 군사개입ㆍ그린란드 병합 등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한다.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에 반대 뜻을 밝힌 뒤 10% 추가 관세를 부과받은 8개국 가운데 4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명단에 없지만 외신들은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와 갈등 완화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작 그린란드를 쥔 덴마크 정상은 이번 포럼에 불참한다.
다보스에 먼저 도착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그린란드 관세에 대한 유럽의 보복관세 검토에 대해 “매우 현명하지 못하다”고 단언했다. 포럼에서 트럼프 정부 목표에 대해서는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단독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 주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속에 미국의 리더십이 어떤 모습일지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보스포럼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영향력이 약화했다. ‘불평등 해소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협력을 논의하는 애초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1971년부터 행사를 이끌어온 클라우스 슈바프 전 회장이 지난해 성추문 의혹에 휩싸이는 등 포럼의 영향력이 감소 중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자국 우선주의가 새로운 표준, 즉 ‘뉴 노멀’로 확산하면서 실효성은 물론 영향력마저 약화했다는 평가에 직면한 셈이다.
WSJ는 “올해 다보스 포럼은 △미국 중심의 질서 후퇴 △중국과 인도ㆍ중동 중심의 다극화 체제 현실화 △사라진 글로벌 공조 △강화된 자국 우선주의 등이 팽배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정부 인사로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참석한다. 특히 여 본부장은 미국 행정부와 정계 관계자들을 만나 반도체 관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ㆍ현대차ㆍ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해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ㆍ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ㆍ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이번 포럼에 직접 나선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올해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이날 포럼 측에 기고한 글을 통해 "무탄소 해양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선 선박 동력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전기 추진 선박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