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엔비디아 H200에 25% 관세”…삼성·SK, 단기 변동성 확대

입력 2026-01-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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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0’ 등 ‘미국 수입 후 재수출’ 반도체에 25% 관세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3E 공급망 참여…미중 정책 따라 전략 부담
인도 시점 조정, 가격·물량 재협상 가능성…관세 비용 분담 요구 가능성도
국내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韓 반도체 최혜국 대우 약속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 등 ‘미국 수입 후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새로운 변수에 직면했다. 수출을 막는 대신 관세를 조건으로 허용하는 방식이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특정 국가가 아니라 ‘공급망 경로’다. 엔비디아와 AMD의 AI 칩은 대만 TSMC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반입된 뒤 제3국으로 재수출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AI 반도체 거래에서 성능이나 가격 못지않게 ‘미국을 경유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국내 메모리 업계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관세의 1차 타깃이 중국이고 한미 간 협상 과정에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해 엔비디아나 AMD에 납품한 메모리가 이후 어떤 시장으로 향하는지는 공급사 입장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즉각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감소보다는 출하 속도와 계약 조건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200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탑재돼 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H200 반입에 제동을 하는 상황에서 기존 주문의 대규모 취소보다는 인도 시점 조정이나 가격·물량 재협상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5% 관세가 공식화되면서 가격 부담이 완전히 비켜 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향후 납품 계약에서는 관세를 반영한 조건 재설정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산업 기여’를 기준으로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백악관은 이번 포고문 이후 반도체와 그 파생 제품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만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에도 유사한 수준의 관세 체계가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미국 정책 변화에 따라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하는 부담은 커졌다”고 말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김정관 산업부 장관 주재하에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미국의 반도체·핵심광물 품목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귀국 일정을 조정하며 이번 포고문의 영향을 점검하고 있으며 업계와 협업해 한국 기업에 미칠 파급 효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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