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현지화와 동시에 차별화된 제품력 입증
LF 헤지스·코오롱스포츠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
무신사·LF 던스트 등 ‘고감도·트렌드’ K패션으로 인기
K푸드 성장세도 꾸준해...냉동식품·한국식 매운맛도 주목

유난히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중국.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도 K브랜드의 기세가 매섭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 옥외광고에서 브랜드 앰배서더 한소희가 착용한 코트 제품이 순식간에 티몰에서 전량 품절이 되는가 하면 LF의 ‘던스트’는 중국 젊은층의 필수 브랜드로 떠올랐다.
K패션이 중국 1020세대를 중심으로는 ‘고감도’, ‘트렌드’ 시장을, 2040세대 소비층에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안착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패션뿐만이 아니다. K푸드 역시 이미 현지에 잘 알려진 음식과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저성장 국면인 중국 내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일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아닌 브랜드 가치와 품질을 앞세운 K패션이 프리미엄 소비층의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K패션 브랜드의 고급 소재와 정제된 디자인, 우수한 품질이 현지 브랜드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LF의 헤지스가 대표적이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최대급 신사복 기업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협업해 라이선스·유통을 결합한 구조로 진출했다. 정교한 현지화와 동시에 ‘프리미엄 캐주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한 결과 고급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 잡은 만큼 성적도 청신호다. 헤지스의 작년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성장, 글로벌 아이코닉 컬렉션 매출은 220% 뛰었다.
2017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코오롱스포츠도 ‘프리미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는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2%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국 전역으로 매장 확장을 추진 중이다.
중국 1020세대를 중심으로는 K패션이 고감도, 트렌드 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 MZ세대는 ‘질가비(質价比·가격 대비 최상의 퀄리티)’를 선호하는데, 합리적인 가격에 감각적 스타일, 높은 제품 완성도를 모두 갖춘 K패션이 이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샤오홍슈·더우인 등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 재해석되는 K패션도 소비를 뒷받침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중국에 진출한 무신사다.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과 ‘무신사 스토어 상하이 안푸루’는 오픈 26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 명, 오프라인 거래액 10억 원을 돌파했다. 한소희 코트 품절 사례도 플랫폼과 상품력, K스타의 결합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LF의 또 다른 브랜드인 던스트 역시 ‘온라인 퍼스트’ 전략으로 현지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Z 및 MZ세대 사이 ‘고감도’ 브랜드로 자리잡은 던스트는 2024년 중국 사업 시작 1년 만에 티몰 여성의류 카테고리 상위 1%, 해외 여성 브랜드 20위권에 올랐다.
한중 냉전기를 겪은 K푸드도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K푸드는 중국 진출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중국에 이미 잘 알려져있다”며 ”특징적인 것은 중국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은 ‘신선하고, 깨끗한 공정을 거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K브랜드 흥행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치, 김, 장류를 포함한 소스류, 컵떡볶이 등을 현지 생산·판매하는 대상과 만두, 치킨, 소스, 떡볶이, 누들 등을 판매 중인 CJ제일제당 모두 중국 매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의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13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최근에는 냉동김밥, 냉동만두 등 K-냉동식품과 ‘맛있게 매운’ 한국식 매운맛이 중국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농심 신라면은 한국식 매운맛으로 중국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한국 라면으로 자리잡은 대표주자다. 신라면은 중국 전역 1000여 개 영업망에 기반, 공항과 관광지까지 진출했다.
다만 업계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과제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의 경우 감각적인 디자인과 K브랜드라는 정체성만으로 장기적인 안착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품 역시 ‘한한령’ 등의 경험을 감안하면 ‘일희일비’할 수 없는 상황. 결국 꾸준한 제품력 확대와 마케팅, 콘셉트의 현지화가 장기적인 성공을 이룰 토대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