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생산능력(CAPA·캐파) 확보가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과 시장 지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AI 경쟁으로 필수 AI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33%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역대 최고치보다 두 배 상승하는 ‘하이퍼 불’(초강세)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4분기 40∼50% 상승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40∼50%, 20%씩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현재 추세대로면 서버용 메모리 64GB 알딤(RDIMM)의 가격이 올해 안에 1000달러(139만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용량 단위(Gb·기가비트)당 환산 시 가격은 1.95달러 수준으로, 2018년 고점(1달러)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 AMD,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의 구조적 공급 부족이 최소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는 기존 라인의 생산성 개선과 신규 팹(Fab·반도체 생산 공장) 증설을 병행하며 ‘캐파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택캠퍼스의 2단지 P5(5공장)의 골조 공사를 재개했다. 안정적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각종 기반시설 투자도 병행한다. 평택캠퍼스 5공장은 202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택사업장 P4 증설과 P5의 준공 일정을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7년 5월로 조정했다. 평택사업장 1단지(P1~P4)와 2단지(P5~P6)를 합치면 약 87만 평 규모의 반도체 생산 기지가 조성된다. 또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클러스터에 360조 원을 투자해 총 6개의 팹을 완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청주캠퍼스 내 기존 M15 옆에 건설 중인 M15X 클린룸을 조기 완공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용인 팹(공장)은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 2027년 5월 1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인 1기 팹은 M15X 6개 규모로, 이를 포함해 4개 팹 규모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HBM과 차세대 D램 등 AI 메모리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기존 18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설비투자 규모(138억 달러)보다 45% 늘어난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장비 발주와 공정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진행 중인 공장의 가동 시점도 앞당기는 등 증설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건설 중인 첫 번째 팹은 가동 시점을 기존 2027년 하반기에서 2027년 중반으로 앞당겨 첫 웨이퍼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다호 2공장도 올해 착공해 2028년 말 가동을 추진한다. 뉴욕주 1공장 역시 2030년 이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손희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