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어려운 탈모…치료 가능성 어디까지 왔나 [e건강~쏙]

입력 2026-01-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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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탈모를 단순한 미용적 관점이 아닌 장기 관리가 필요한 건강 이슈로 바라보려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활발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젊은이들에게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탈모 치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탈모 치료에 대한 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기존 치료의 한계를 점검하는 동시에 향후 치료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연구도 한창이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4만121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이 13만6463명, 여성이 10만4754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는 남성의 경우 30~39세가 3만393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여성은 50~59세가 2만3328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을 남성형 탈모 치료의 1차적 약물 요법으로 분류한다. 이들 약물은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고 모낭 위축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 새로운 모낭을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호르몬 조절이나 성장주기 연장을 통해 탈모 진행을 늦추고 기존 모발을 유지하는 데 목적을 둔다. 조기 치료가 탈모 악화를 유의하게 지연시킨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실이다.

약물 치료가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손상된 모낭의 회복까지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의료계에서는 탈모를 조직 재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모낭 주변 미세환경 개선과 재생 가능성을 탐구하는 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ADSC) 연구가 대표적이다. 지방줄기세포는 모발을 직접 생성하지 않지만 모낭 주변의 미세환경과 염증 반응, 혈관 관련 신호, 성장인자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초기 줄기세포 연구에서는 실험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에서도 다른 세포로 직접 분화해 손상된 조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라며 “다만 현재까지 사람의 몸 안에서 이런 현상이 명확히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 교수는 “반면 줄기세포가 다양한 성장인자를 분비하며 주변 세포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라며 “이런 작용이 모낭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결과적으로 모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연구 대상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탈모는 형태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원형탈모나 항암 치료 후 탈모가 모발의 급격한 소실로 나타나지만, 가장 흔한 안드로겐성 탈모는 모발이 빠지기보다는 점차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모낭이 호르몬 영향으로 점차 위축되며 생긴 모발 성장 능력 약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지방줄기세포를 두피에 적용해 모낭 환경을 개선하는 보조 시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대 의대 피부과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원형탈모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지방줄기세포를 치료에 적용한 결과 6개월 후 19명에서 모발 굵기 개선이 관찰됐다.

김정은 365mc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은 “해당 연구는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성장인자들이 혈관내피세포와 섬유아세포 등 주변 조직의 활성을 돕고, 위축된 모낭의 기능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라며 “기존 탈모 치료를 보완하는 접근으로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지방줄기세포를 활용한 탈모 치료 연구는 염증과 혈류가 악화한 두피에서 모낭 기능을 회복하는 조건을 조성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선 모발 굵기나 밀도 등 계량 지표를 중심으로 변화를 평가하고 있다. 이는 탈모 진행 억제에 초점을 둔 기존 약물치료와는 다른 접근이다. 이런 방식이 기존 치료와 병행돼 정립될 경우, 새로운 치료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 대표원장은 “지방줄기세포 연구는 기존 약물치료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접근이 아니라 이미 위축된 모낭이 왜 회복되지 않는지, 또 회복을 가로막는 두피 미세환경 요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려는 연구 흐름에 가까우며 모발 굵기나 밀도 같은 객관적 지표를 중심으로 한 시도 역시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라며 “줄기세포 보조 요법이 향후 근거와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탈모 치료는 증상 억제·유지를 넘어 조직 환경 회복까지 고려하는 다층적 관리로 확장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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