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는 송도 공장 건설 위해 유증
SK바사, 이달 본사와 연구소 송도 이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 전략이 ‘송도-미국’ 이원화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연구개발과 공정은 인천 송도에 두되,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는 직접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관세와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환경에서 글로벌 고객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의 선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있다.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를 구축한 두 회사는 지난해 나란히 미국 생산시설 인수를 결정했다. 국내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생산·공급 체계 고도화를 위해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를 통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2억8000만 달러(약 4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곳은 총 6만 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로,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폭넓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기존 생산 계약을 승계해 대규모 위탁생산(CMO)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현지 인력 500여 명을 고용 승계해 즉시 가동 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송도와 미국을 연결하는 이원화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송도가 대규모 글로벌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미국은 북미 고객을 직접 대응하는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지역별 규제 환경 변화와 공급망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달 일라이 릴리로부터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최종 완료하고 이달 5일(현지시간) 개소식을 열었다. 해당 시설은 약 6만6000리터 규모의 DS 생산 능력을 갖춘 캠퍼스로 셀트리온은 추가로 약 7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13만2000리터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릴리와 체결한 약 6700억 원 규모의 CMO 계약에 따라 인수 직후부터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미국 생산시설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현지 직접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미국 내 자체 제품 생산과 CDMO 사업을 병행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023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서는 송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700억 원을 조달했으며 해당 자금은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제1공장은 2024년 3월 착공에 돌입했으며 2026년 완공 후 2027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시설은 아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송도를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이달 판교에 있던 본사와 연구 인력을 송도에 조성한 ‘글로벌 연구·공정개발(R&PD) 센터’로 이전한다. 이 센터를 통해 연구부터 공정개발, 상업 생산 연계까지 기존 비즈니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신규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글로벌 백신 생태계 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물류 경쟁력, 대규모 산업 용지, 규제 대응이 가능한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미국 생산시설은 단순한 해외 확장이 아니라 현지 규제 대응,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 내 생산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양국 거점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글로벌 CDMO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