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로봇 전면에 내건 LG…‘제로 레이버 홈’ 선제 공략
같은 로봇, 다른 출발점…피지컬 AI 전략 대비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솔루션으로 꼽히는 로봇을 두고, 국내 가전업계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기 다른 사업 로드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제조 현장에서 로봇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 뒤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LG전자는 산업·상업용 로봇으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사 노동을 돕는 홈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봇 사업의 기본 방향은 제조 현장”이라며 “이곳에서 먼저 적용하며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한 뒤, 그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로봇이 삼성전자에 매우 중요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협업 및 인수를 발표했고, 현재 함께 협력하며 로봇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기술과 피지컬 인공지능(AI) 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다양한 제조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 자동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제조 라인 투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진행 중이며,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실제 현장 투입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2024년 1월 CES 2024에서 반려로봇 ‘볼리’를 깜짝 공개하며, 가전용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듯 했으나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결국 현재까지 출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가전, 반도체 등 많은 제조 현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먼저 로봇 관련 기술력을 탄탄히 쌓은 뒤 적기에 첨단 홈로봇 솔루션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제조 현장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와 경험을 축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다”며 “이 기반 위에서 점차 확장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홈 로봇도 B2C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가사 노동이 없는 ‘제로 레이버 홈’ 구현을 위해 공감지능(AI) 홈로봇 솔루션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사장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 기조연설 무대에서 자사의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소개하며, “로봇은 가정을 위해 설계됐으며,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집’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클로이드는 일정과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작업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맞춰 여러 가전을 제어하며 집안일까지 수행하는 AI 홈로봇이다. 식사 준비, 빨래 개켜기 등 정교한 손동작이 필요한 가사일을 하며 사용자 옆에서 실질적으로 가사 노동을 돕는다.
류 사장은 AI의 본질을 ‘말하는 기술’이 아닌 ‘행동하는 기술’로 규정했다. 그는 “가정에서의 실제 작업인 가사와 가족 돌봄, 연결 유지는 여전히 사람이 맡고 있다”며 “AI가 화면 밖으로 나와 실제로 우리를 위해 일할 때 비로소 혁신이 된다”고 설명했다.
류 사장은 ‘LG 클로이드’가 그 혁신의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로봇을 단순한 가사 보조 수단을 넘어 집 안 환경 전반을 책임지는 존재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LG는 가정용 로봇을 ‘가정 전문 에이전트’로 본다”며 “사용자의 추가 입력 없이도 스스로 감지하고 판단해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미래 가정생활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겠다”며 “고객의 AI 경험이 ‘집’에 머무르지 않고, 차량, 사무실, 상업용 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연결돼 고객 삶의 일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