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유력 장소로 러시아 모스크바 거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현재 진행 중인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한 국외 망명계획을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군과 보안 병력이 시위 진압에 실패해 국가 통제력이 완전히 마비되는 사태에 대비해 최대 20명의 측근 및 가족들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탈출해 국외로 도피하는 비상 계획안을 마련했다.
더 타임스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토대로 보도했지만, 해당 보고서의 출처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최근 시위가 시작된 이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12일 전쟁 당시 하메네이는 벙커에 은신해 목숨 보전에 성공했지만, 다른 이란 고위 관계자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제거되는 것을 보며 생존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더 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플랜 B는 하메네이와 그의 아들을 포함한 더 극소수의 측근과 가족만을 위한 계획”이라며 “안전한 이동은 물론 해외 자산과 부동산,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세워져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하메네이가 망명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목적지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될 가능성이 크다.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이란을 탈출해 오랜 기간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 근무한 베니 사브티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더 타임스에 “하메네이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도피처는 모스크바가 될 것”이라며 “그는 평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존경해왔으며 이란의 문화는 (중동보다는) 러시아와 더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수도 테헤란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의 주요 원인은 이란 리알화 화폐 가치 폭락과 고물가 등 경제난이었지만, ‘하마네이 물러나라’ 등 정치구호와 함께 전국적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시위와 관련해 최소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