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관절은 상체와 하체를 이어주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로, 체중을 온전히 버티면서도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동시에 수행합니다. 서 있기,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기본 동작은 물론, 올바른 자세와 균형 잡힌 보행을 돕는 데 핵심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관절은 한 번 문제가 생기면 단순히 ‘골반이 아프다’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생활 전반, 나아가 삶의 질과 건강 수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고관절과 관련해 가장 흔히 접하는 질환은 고관절염입니다. 퇴행성 변화나 반복된 피로 누적으로 발생하는데 처음에는 앉았다 일어날 때나 오래 걸은 뒤 서혜부나 엉덩이 쪽이 당기는 정도로 시작하지만, 점차 움직임 범위가 줄고 절뚝거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무리한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한 점액낭염도 적지 않습니다. 고관절 주변의 완충 역할을 하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면 옆으로 눕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에 낙상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에서 심각한 후유증과 장기 입원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관절이 좋지 않을 때 몸은 여러 신호를 보냅니다. 양반다리를 할 때 유난히 힘들다면 고관절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허리 통증이 잦아 치료를 받아도 비슷한 양상의 통증이 반복될 때, 걷는 동안 골반 쪽이 묵직하거나, 걷고 난 뒤에만 특정 부위가 욱신거리는 통증이 나타난다면 역시 고관절이 원인 일 수 있습니다. 무릎이 약해 자주 붓거나 물이 차는 경우에도, 단지 무릎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관절 정렬 이상과 연관된 경우가 있어 허리·골반·무릎을 함께 보는 관점이 중요합니다.
일상에서 고관절에 좋지 않은 습관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바닥에 앉아 양반다리를 오래 하는 자세는 고관절을 과도하게 굽히고 비틀어 관절과 주변 연부조직에 부담을 줍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는 습관, 장시간 서 있는 직업, 무리한 운동이나 등산,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 모두 고관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이들 요인들은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수년간 반복되면서 관절에 미세 손상을 쌓아 가는 ‘조용한 공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관절을 지키는 방법은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우선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을 고려한 ‘가벼운 걷기’가 좋은 출발점입니다. 여기에 허벅지 앞·뒤와 둔부 근육을 부드럽게 늘려 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더하면 고관절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
고관절은 한 번 문제가 생기면 비로소 그 중요성이 실감나는 관절입니다. 엉덩이와 골반 주변의 불편감이 있다면 넘기지 말고,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몸의 주춧돌인 고관절을 잘 지키는 일은 곧 오늘의 걸음과 내일의 건강 수명을 함께 지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