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기술의 성패보다 중요한 것은 AI의 발전과 활용 방향에 대한 성찰이다. 올해는 AI가 가져올 갈림길을 직시하고,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리 앞에는 AI를 엔진 삼아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능동적 도약’의 길과, 편리함에 매몰되어 사고의 주권을 기계에 넘겨주는 ‘수동적 퇴행’의 길이 놓여 있다.
능동적 측면에서 2026년은 후대에 ‘과학의 황금기’가 시작된 원년으로 평가될 수 있다. 미국의 ‘제네시스 미션’에서 확인되듯, 과학 연구는 이제 인간의 지적 한계를 넘어선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과거 수십 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과 신소재 합성이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단 몇 개월 만에 완수된다. 핵융합과 같은 에너지 난제 또한 AI의 정밀 제어를 통해 상용화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AI를 주체적으로 활용할 때 인류는 차원이 다른 ‘지능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AI는 인간이 풀지 못한 복잡한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공학적 파트너’가 되어 질병, 기후위기, 에너지 문제를 타개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쟁취해야 할 AI 시대의 가장 밝은 빛이자 도약의 기회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진보는 기업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어 인류 문명을 새로운 단계로 이끌 것이다.
하지만 찬란한 빛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있다. 기술이 제공하는 ‘인지적 편의성’에 중독되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AI에 판단의 전권을 맡기는 순간, 사회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이는 개인의 사고력 저하를 넘어 사회적 근간을 뒤흔드는 위협이 된다.
알고리즘에 비판 없이 의존하며 우리 사회는 이른바 ‘인지적 가두리’에 갇히고 말았다.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알고리즘은 혐오와 양극화를 정교하게 부추긴다. 사고를 위탁한 사람들은 복잡한 사회 문제를 깊이 있게 통찰하기보다 AI가 요약해준 단편적인 결론에 열광하며, 이는 결국 타협 없는 갈등의 심화로 이어진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는 선동에 취약해지며, 극단적 포퓰리즘이 득세하기에 가장 비옥한 토양이 된다.
이제 우리는 AI 시대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실천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첫째, ‘사고의 외주화’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인간의 비판적 검증이 배제되는 시스템을 경계해야 한다. AI가 도출한 결과에 대해 끊임없이 ‘왜?’라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주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AI 활용의 제1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기술 수용의 선후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교육 현장과 연구소, 그리고 사회 전반에서 ‘먼저 스스로 고민하고 가설을 세운 뒤에 AI를 활용한다’는 원칙을 사회적 규범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무분별한 기술 확산 경쟁보다는 AI를 주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고력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6년은 AI라는 파도를 타고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주인이 될지, 휩쓸려 지적 주권을 상실한 노예가 될지 결정하는 해다.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안주이며, 준비해야 할 것은 AI를 압도하는 ‘주체적인 인간’의 육성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대체하게 둘 것인가, 아니면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부릴 것인가. 그 해답은 여전히 우리 인간의 ‘생각’ 속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