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퍼스트 우먼’ 연재를 마치며...여성 최초란 되새김질, 그들은 사실 원치 않았다

입력 2025-12-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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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깨는 여성 이미지 (사진= 오픈AI 달리)
▲유리천장 깨는 여성 이미지 (사진= 오픈AI 달리)

드디어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여름, 7월 10일. 이투데이 여기자 11명이 한데 모였습니다. 대한민국 종합경제지 최초 여성 국장을 배출한 매체에서 일하는 여기자들이 제대로 된 시리즈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입니다. 어떤 주제로 할지가 당연히 최대 과제였습니다.

결국 가장 큰 숙제는 고스란히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제게 주어졌습니다. 인공지능(AI)과 며칠을 실랑이했고 선후배들과 브레인스토밍을 거듭한 끝에 하나의 결론이 도출했습니다. 이 그것이었습니다. 창간 15주년을 맞아, 한국 언론계의 유리천장을 허문 언론사(史)를 스스로 쓴 본지가 한국 최초의 기록을 쓴 여성 리더를 모시고 그들의 도전기를 다루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TF 기자들 모두 같은 뜻을 모았습니다.

주제를 정하는 하나의 큰 숙제는 해결됐지만, 어떤 인물을 선정하고 섭외할지 더 큰 숙제가 남아있었습니다. 11명의 여기자는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본인이 평소 만나고 싶었던 인물을 하나둘 후보군에 올렸습니다. 본지 창간 햇수에 맞춰 15명의 후보를 엄선했습니다.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초의 이력을 쓰고 기록이 된 이들의 현재는 너무 바빴습니다. 기자들도 자신의 취재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11명의 기자는 자신의 부서일 못지않게 열정을 가지고 섭외하고, 질의서를 만들고, 인터뷰에 열과 성을 다했습니다. TF에 포함되지 않은 국회팀 모 기자는 제 일처럼 나서서 섭외하기 너무도 어려운 이를 릴레이로 인터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9월 24일부터 연재한 인터뷰는 매주 수요일마다, 12월 31일 마지막 날까지 한 면이 모자를 정도로 꽉 채워졌습니다. 매주 편집과 그래픽을 성실히 맡아준 편집부 여기자 두 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전합니다.

6개월의 시간 동안 'K 퍼스트 우먼'이라는 명분이 없었다면, 감히 쉽게 만나지 못할 이들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지면이라는 한계로 인해 절반도 채 못 담았다는 점입니다. 그런 아쉬움 속에서 아이러니한 공통점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본지가 만났던 15인의 K 퍼스트 우먼은 한결같이 자신이 여성 최초란 사실을 특별히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그저 '나답게 일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나답한 게 한 일이 최초로 기록됐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두 "'여성 최초'가 더는 새로운 일이 아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성 지도자답게 그들은 이 시리즈가 추구하는 답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 최초란 기록을 되새김질 하는 것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는 새롭게 주목받지 않는 사회. 그런 일터가 앞으로 더욱더 많아져야 함을 말입니다.

2025년 뱀의 해. 뱀의 그것처럼 뛰어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진 15인의 훌륭한 여성을 만날 수 있어서 더없이 의미 있는 해였습니다. 2026년 붉은 말의 해. 불의 뜨거운 기운이 더해져 열정과 활력이 넘치는 더 많은 멋진 여성을 만날 기회가 또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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