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탓 말고 경제 펀더멘털부터 손봐야” [환율이 흔드는 증시③]

입력 2025-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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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12-30 18:5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해외주식 확대로 달러 유출 늘어
한미 금리차ㆍ확장 재정 등 큰 변수
엔ㆍ달러 환율 방향성도 영향 끼쳐

최근 수 개월 간 원ㆍ달러 환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개인의 해외 투자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환율 상승의 배경을 서학개미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아니면 보다 구조적인 요인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668억 달러로 집계됐다. 1월(1137억 달러) 대비 46%가량 늘었다.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2021년 207억9181만 달러에서 5년 뒤인 올해 327억34만 달러로 약 57% 증가했다.

정부는 최근 원화 약세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국내 투자자 해외 투자를 지목했다. 미국 주식 투자 과정에서 달러가 유출돼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이런 발상은 서학개미 국내 증시 복귀 정책으로 이어졌다. 해외주식을 매각한 뒤 이를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식이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서학개미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일부 영향은 미쳤지만, 모든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 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금리는 3.75%로 한국과의 금리 차는 1.25포인트(p)까지 좁혀졌다. 여전히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 기대수익률이 높은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할 유인이 큰 상황이다. 문제는 통화당국이 금리 차 해소를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에도 어렵다는 점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 부담을 키우고 소비와 투자를 줄여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내수 부양 등을 위한 정부 재정지출도 시중에 원화 유동성을 늘려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13조 원 규모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을 지급했고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8.1% 늘린 727조9000억 원을 편성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제 책임론에 대한 부담으로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서학개미를 ‘앉아서 돈 버는 외화 유출자’로 볼 게 아니라 국가를 이끄는 리더들이 경제 펀더멘털을 바로 세우는 일이 선행되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따른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 동조화 현상도 원화 가치 향방을 가늠할 지점으로 꼽힌다. 미중 무역 갈등 국면에서 한국과 일본이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경제 흐름과 정책에 한층 민감한 구조로 바뀌며 금융 시장에서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낙수효과뿐 아니라 관세 정책에도 한국과 일본이 함께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엔·달러 환율은 9월 145엔선에서 지난달 심리적 저항선인 155엔선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 156엔선을 기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대내적 외환 수급도 중요한 변수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기 위해 엔화 방향성도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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