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처럼 저렴한 D램으로 시장 흔들까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6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어떤 전략을 택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산능력은 글로벌 메이저 업체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매출과 기술 경쟁력에서는 격차가 남아 있어, 상장 전후 전략에 따라 글로벌 D램 가격 흐름에도 일정한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CXMT의 행보가 시장 가격을 크게 흔들기보다는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내년 상반기 상하이 증시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CXMT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42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통상 수익성 안정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동시에 부각하는 만큼, CXMT 역시 실적 개선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기술 투자 계획을 함께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CXMT의 내년 설비 투자 기조가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영향으로 증설 속도가 제한되며 자본적지출(CAPEX)이 절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XMT의 월간 D램 웨이퍼 생산능력(캐파, CAPA)은 2022년 5만7000장에서 2023년 12만2000장, 2024년 21만 장, 2025년 28만 장으로 빠르게 늘었지만, 2026년에는 30만 장 수준으로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파 기준으로 보면 CXMT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과 유사한 규모다. 올해 4분기 기준 월간 D램 캐파는 CXMT 27만 장, 마이크론 28만5000장으로 추정된다. 내년 4분기에는 각각 28만 장, 25만5000장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매출 기준 D램 시장점유율은 격차가 크다. 올해 CXMT가 약 5%에 그친 반면, 마이크론은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능력 대비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CXMT의 수익 구조는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IPO를 앞두고 매출 확대 전략을 펼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더블데이터레이트(DDR)4를 비교적 낮은 가격에 공급하며 출하량과 매출을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상장 준비 국면인 만큼 과도한 가격 인하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리다매보다는 평균 판매가격을 일정 수준 유지하며 재무 안정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품 전략 측면에서는 DDR4가 당분간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CXMT는 DDR5와 저전력(LP)DDR5X 양산을 준비 중이지만, 단기간에 시장 판도를 바꿀 수준의 물량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외신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DDR5와 LPDDR5 계열 생산량을 28만 장에서 30만 장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 거론되지만, 글로벌 D램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