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코스피 4000시대의 흐름을 코스닥과 비상장·중소기업 시장까지 확산시키는 자본시장 구조 개편에 나선다.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진입을 지원하고, 벤처·혁신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성장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9일 대통령 업무보고 서면자료를 통해 “코스피 4000시대의 투자 흐름을 자본시장 전체로 연결·확산시키겠다”며 “벤처·혁신기업의 요람인 코스닥 시장의 신뢰와 혁신을 동시에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닥본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높여 코스닥 시장의 자체 혁신을 지원하고, 상장심사·상장폐지 기준을 재설계해 역동적인 ‘다산다사’ 구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연기금 평가체계 개선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집합투자기구에 대한 세제 지원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진입 여건도 마련한다. 공모가 산정의 객관성을 높이고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손본다.
비상장·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약 1년 후 시행 예정인 토큰증권(STO) 제도화에 대비해 블록체인 기반 증권 인프라 구축과 투자자 보호 체계 설계를 추진하고, 소액공모 한도를 확대해 초기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인다. 비상장·중소기업과 금융투자업계를 연결하는 모험자본 중개 플랫폼을 구축하고, 비상장주식 전자등록 전문기관 진입도 허용할 방침이다.
투자 유인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기업 성장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를 신설해 정책 홍보와 자본시장 행사를 집중 개최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영문공시 의무 대상도 현행 대형 코스피 상장사에서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한다. 국내 ETF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장·폐지 요건 개선과 신상품 보호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증권사는 모험자본 특화 금융회사로 육성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규 인가와 모험자본 공급 의무 이행을 점검해 실질적 성과를 확산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대한 인센티브 개선을 통해 벤처·중소기업 지원 역량을 강화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단기 수익 추구에 치우치지 않고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펀드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BDC의 조기 안착을 지원하고, 사모펀드(PEF) 제도 개선을 통해 자산운용사의 생산적 투자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