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5거래일 만에 위를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겨냥해 ‘유조선 봉쇄령’을 내리자 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7달러(1.2%) 오른 배럴당 55.9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0.76달러(1.3%) 상승한 배럴당 59.68달러로 집계됐다.
유가는 전날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에 따라 약 5년 만의 최저 수준 부근에서 마감했었다. 평화 합의가 이뤄질 경우 서방의 대러 제재가 완화돼 공급이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수요가 취약한 상황에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테러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혔다. 이에 베네수엘라 측은 원유수출을 계속하겠다며 반발했다.
이번 봉쇄 발언은 미국이 지난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한 척을 압류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이번 조치로 얼마나 많은 유조선이 영향을 받을지,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봉쇄를 집행할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처럼 미 해안경비대를 동원해 선박을 차단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원유 공급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너지 데이터 분석업체 클레르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조치는 단기적인 변동성과 제한적인 위험 프리미엄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글로벌 수급 균형을 긴축시키거나 원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