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셧다운에 사업 일정 연기
도입 규모 216기⋯IOC 조기 확보 등 핵심 기준 공개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 수주 기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원팀’으로 도전하는 미 해군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사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면서 수주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사업의 무게 중심이 ‘조기 전력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미 해군이 최근 업데이트한 정보제안요청서(RFI)에 따르면 미 해군은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영향으로 이달 예정됐던 UJTS 사업의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시점이 내년 2월 말로 미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계약 체결 시점도 기존 2027년 1월에서 2027년 2분기 중으로 연기됐다. RFP 초안은 다음 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UJTS 사업은 노후화된 미 해군의 T-45 고스트호크 훈련기를 대체할 고등훈련기와 통합 훈련체계를 도입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RFI는 UJTS 사업의 핵심 목표와 규모, 방향성 등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 해군은 이번 사업의 주요 목표로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조기 확보와 훈련 품질 향상을 제시했다. 즉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사업 일정이 미뤄지면서 T-45를 대체할 훈련기 도입의 시급성이 강조된 셈이다.
이는 T-50 계열을 통해 이미 개발·양산·수출 전 과정을 검증받은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양사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공동 개발한 뒤, 여러 국가에 수출하며 운용 실적을 쌓아왔다. 검증된 이력은 안정성과 납기 능력을 증명하는 요소로, 속도가 중시되는 이번 사업 요구에 잘 부합한다는 평가다. KAI와 록히드마틴은 T-50을 미 해군 규격에 맞게 개량한 TF-50N을 앞세워 이번 UJTS 사업에 입찰 제안할 예정이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2018년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에 선정된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T-7A 레드호크 프로그램에서 납기 일정이 미뤄지는 등 개발 차질을 겪고 있다.
그간 145~220기 수준으로만 추정됐던 UJTS 사업의 훈련기 도입 규모가 이번 RFI를 통해 216기로 구체화 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수주에 성공하게 되면 KAI의 실적 개선은 물론, 한미 방산 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서다. 나아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진출을 계기로 향후 전략적 협업과 추가 수출이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관건은 KAI의 수장 선임이다. KAI는 강구영 사장의 조기 퇴임 후 사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약 5개월째 경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사장이 이뤄진다면 새 수장이 USTS 사업 입찰을 진두지휘하며 수주전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요한 사업들이 연이어 있을 예정인 만큼 리더십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