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경쟁력·기술력·공급망 시너지 기대

포스코퓨처엠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을 본격화하며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삼원계(NCM·NCA)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급성장하는 ESS 시장 수요까지 대응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6일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짓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공장 건설은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배터리 소재사 중웨이신소재(CNGR)와 합작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에 총 1236억 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는 LFP 양극재 사업을 추진하기 전 해당 합작사에 출자하려던 금액(1014억 원)보다 약 222억 원 늘어난 규모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8월 CNGR과 CNGR의 한국 자회사 피노(FINO)와 ESS용 LFP 양극재 사업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LFP 양극재 사업을 검토해왔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출력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어 최근 ESS와 엔트리급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북미 ESS 시장에서 LFP 채택이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를 중심으로 기존 삼원계 생산라인을 LFP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포항 LFP 양극재 공장은 내년 착공해 2027년 말부터 ESS용 LFP 양극재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이 합작사에 투자하는 자금 역시 다음 달 31일부터 2027년 10월 31일까지 분할 출자 방식으로 집행된다. 이 공장의 LFP 양극재 생산량은 최대 5만t(톤) 규모다.
포스코퓨처엠이 합작 형태로 LFP 양극재 사업에 나선 데는 기술 협력과 설비·운영 측면 등에서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중국 기업인 CNGR의 낮은 원가 경쟁력과 포스코퓨처엠의 기술력을 합쳐 제품을 생산한 뒤, 양사 고객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마케팅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 가까이 차지해 저렴한 원료 확보가 중요하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해 기술, 원료, 마케팅 등 각자가 강점을 가진 영역을 활용할 수 있다”며 “합작사와 협의해 중복되지 않도록 역할을 분담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합작법인을 통해 저렴한 원료를 조달하면서도 국내에서 양극재를 생산해 중국산 배터리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는 북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서다. 실제 국산 배터리 소재에 대한 고객 니즈는 최근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기존 포항 양극재 공장의 삼원계 NCM 생산라인 일부를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내년 말부터 공급을 시작하는 등 단기 수요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