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0만 원' 넘었다⋯축의금, 대체 얼마가 적당한데? [이슈크래커]

입력 2025-12-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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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하와수')
▲(출처=유튜브 채널 '하와수')

"고등학교 동창, 얼마가 적당할까요?"

"직장 동료에겐 얼마나 하시나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결혼식 '축의금'에 대한 질문 글인데요. 인연이 금액으로 환산(?)되다 보니 축의금을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는 이들이 숱합니다.

기준도 있습니다. 직장 동료 기준, 결혼식에 직접 가지 않으면 5만 원이고 가면 10만 원이라는 건데요. 이 기준조차 많은 갑론을박을 낳았습니다. '너무 많다'는 지적과 '물가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여기서 한술 더 뜬 기준이 등장했습니다. 축의금 평균 금액이 10만 원을 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인데요.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축의금 평균 송금액, 처음으로 10만 원 돌파

카카오페이가 올해 카카오페이 송금 데이터를 분석한 '2025 머니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결혼식 축의금 송금 봉투를 활용한 평균 송금액은 1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2025 머니리포트'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1년 동안 주고받은 송금 데이터 트렌드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리포트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 카카오톡에서는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친구에게 축의금 송금봉투를 전달할 수 있는데요. 이 문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보편화 됐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던 당시 결혼식장 참석이 어려워지면서 모바일 축의금을 주고받았고 축의금 송금봉투 이용률도 치솟았죠. 계좌번호가 적힌 청첩장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요즘입니다.

이 평균 액수가 10만 원을 넘긴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평균 5만 원과 비교했을 땐 2배나 증가한 수치죠.

▲(출처=유튜브 채널 '오키키 ㅇㅋㅋ')
▲(출처=유튜브 채널 '오키키 ㅇㅋㅋ')

'웨딩플레이션' 쉽지 않네

축의금 평균 송금액이 올해 처음으로 10만 원을 돌파한 데엔 우선 물가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면서 현금 가치는 하락했는데요. 같은 금액의 축의금이더라도 5년 전과 지금의 성의(?)가 다르게 체감될 수 있다는 거죠.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최소한의 성의' 기준도 이동했습니다. '친하면 10만 원, 안 친하면 5만 원' 공식보다는 물가 상승에 따라 '5만 원은 참석하지 않고 마음만 전할 때' 내는 금액으로 인식이 변한 모양새죠.

디지털 송금이 일상에 자리 잡은 영향도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송금 서비스에서는 5만 원, 10만 원 단위로 딱 떨어지는 금액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 6만~7만 원 등 중간 금액보다는 10만 원으로 상향 평준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상승한 결혼식 비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결혼서비스 업체 500곳을 조사한 결과 10월 기준 결혼식장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합산한 결혼서비스 전체비용은 평균 2086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결혼서비스 평균 비용은 8월 2160만 원에서 9월 2141만 원, 10월 2086만 원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는데요. 소비자원은 결혼식장 대관료와 식대가 내려가면서 전체 비용이 꺾인 것으로 분석했죠.

다만 지역별 편차는 극심합니다. 서울 강남권(서울·강남)이 3500만 원으로 가장 비쌌고, 서울 강남 외 지역이 2593만 원, 인천 1825만 원 등이 뒤를 이었죠. 경상권은 1231만 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전국 결혼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가격도 5만8000원으로 8월(6만 원)보다 3.3% 하락했으나, 역시 지역별 편차가 컸습니다. 서울 강남3구가 8만8000원, 서울 강남 외 지역은 7만 원, 광주는 6만4000원 수준이었고, 제주는 4만2000원으로 가장 낮았죠.

특히 식대와 관련해서는 축의금 '본전'이 언급됩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인당 식대가 5만 원을 훌쩍 넘다 보니, 축의금 5만 원을 내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에 대해서는 '적자'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축하비 아닌 참가비?…관계를 계산하는 시대

이렇다 보니 축의금은 더 이상 순수한 '축하의 마음'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결혼식에 가면 식대는 얼마인지, 안 가면 얼마가 적당한지부터 따져보게 되는데요. 지금의 축의금은 '내가 참여한 비용을 얼마나 분담하느냐'에 가까운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객이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라, 고비용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처럼 느껴진다는 부담도 적지 않죠.

이 과정에서 관계의 깊이 역시 숫자로 환산됩니다. 고등학교 동창, 직장 동료, 친한 친구, 애매한 지인까지 세분화된 관계 속에서 금액은 일종의 평가 기준처럼 작동하는데요. '얼마를 냈느냐'가 '얼마나 친한 사이냐'를 대신 설명하는 상황이 된 씁쓸한 현실입니다.

실제로 블라인드 등 온라인상 곳곳에서는 축의금을 두고 매번 격한 논쟁이 이어집니다. '축의금 5만 원 내고 욕먹었다', '친구의 오빠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야 하냐' 등 다양한 축의금 관련 글에 수백 개의 댓글이 쏟아지죠.

유튜브 웹예능 '아무튼 떠들러왔는데'에 출연한 코미디언 정재형은 "여기가 웨딩홀이냐, 호텔이냐(에 따라 복잡해진다)"며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에 가기 시작하면 '10만 원 내야 하나? 20만 원 내야 하나?' 골치가 아파진다"고 털어놨습니다.

유튜버 또또도 "왜냐면 요즘 밥값 자체가 10만 원에 육박한다. 저렴한 게 7만 원 수준"이라며 "축의금 10만 원도 사실 남는 게 없을 수 있다"고 부연했죠.

지난달에는 코미디언 박명수가 유튜브 웹예능 '하수처리장'에서 축의금과 관련해 "'안녕하세요' (인사만 할) 정도로 얼굴만 아는 사이라면 5만 원, '어, 누구 씨'라고 부를 정도면 10만 원"이라며 "일면식만 있다면 5만 원, 친밀감이 있으면 10만 원이다. 일명 '친십일오'"이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죠. 그는 "5만 원 내면 밥은 먹지 말아야 한다. 먹었다고만 하면 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영상에도 "왜 하객이 식대를 고려해서 축의금을 내야 하나", "본인들이 결혼식을 호텔에서 한다고 해서 축의금을 더 낼 필요는 없다" 등 다양한 의견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결국 질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축의금은 어디까지가 본전이고, 어디부터가 부담일까요.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 속 부담을 하객이 나눠 떠안는 지금의 방식이 자연스러운지에 대한 고민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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