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30년 만의 최악 총기 난사…서구 사회 파고든 ‘반유대주의’ [시드니 참사]

입력 2025-12-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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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 축제 현장서 범인 포함 16명 숨져
범인, IS와 연관성 주목
최근 1년간 1654건 반유대 범죄 발생
가자전쟁 이전보다 3배 많아

▲1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사건 이후 경찰관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시드니/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사건 이후 경찰관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시드니/로이터연합뉴스)
구시대의 유물로만 여겨졌던 반유대주의가 다문화 국가 호주에서 총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벌어진 이번 총기 난사 참사는 서구 사회 깊숙이 파고든 혐오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동부에 위치한 본다이 비치에서 오후 6시 45분쯤 총격 사건이 벌어져 범인 1명을 포함해 16명이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는 유대교 축제 ‘하누카’ 관련 행사가 열려 1000명 이상의 유대계 주민들이 참석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연령대는 10~87세로 다양했다.

이는 호주에서 35명이 사망한 1996년 4월 포트 아서 사건 이후 약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총기 참사다. 엄격한 총기 규제로 ‘총기 안전국’으로 평가받아온 호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호주 당국은 이날 밤 습격을 유대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테러로 규정했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라고 전했다. 호주 합동 대테러팀은 부자 관계인 이들 용의자와 이슬람국가(IS)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현장에 있던 이들의 차량에서 급조폭발물과 함께 IS 깃발 2개를 발견했다고 ABC는 전했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에서 15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전날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드니/로이터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에서 15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전날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드니/로이터연합뉴스)
유대인 지도자들은 반유대주의 확산 속에서 결국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화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드니 중앙회당의 레비 울프 랍비는 기자들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호주에서는 방화, 낙서 등 유대인을 표적으로 한 각종 사건이 잇따랐다. 호주 유대인 집행위원회(ECAJ)는 9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1654건의 반유대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는 가자 전쟁 이전 연간 총계보다 약 3배 많은 수치다. ECAJ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반유대 인종차별이 사회의 변방에서 벗어나 주류로 자리 잡았다”며 “신나치주의자, 반이스라엘 좌파 또는 이슬람주의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이념적 동조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비단 호주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도 반유대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반유대주의반대연맹(ADL)은 지난해 반유대주의 사건이 197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다인 9354건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커뮤니티 세이프티 트러스트(CST)는 영국에서 발생한 반유대 혐오 사건이 2023년 4296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528건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미국 동부 브라운대에서는 총격 사건으로 1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아직 용의자 범행 동기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사건이 유대인 교수인 레이첼 프리드버그의 수업이 있는 강의실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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