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한국 채권·외환시장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와 글로벌 달러 약세 환경이 맞물리면서 뚜렷한 안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외국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국고채 금리는 상단이 제한되고, 원·달러 환율도 내년 중반 1375원까지 하락한 뒤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ING가 발표한 ‘2026년 아시아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이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견조한 현지 통화·채권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내년 4월 예정된 WGBI 편입이 구조적 매수세를 이끌며 국채 수급 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봤다.
강민주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GBI 편입은 외국인 자금의 연중 유입을 촉진하는 구조적 호재”라며 “국고채 3년물은 2.75~3.10%, 10년물은 3.00~3.40% 범위에서 움직이며 금리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전망도 긍정적이다. ING는 위안화(CNY)와 함께 원화가 내년 예상되는 글로벌 달러 약세의 최대 수혜 통화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완화 사이클 종료, 교역여건 개선, 외환스와프 연장 등 정책적 안정 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란 설명이다.
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내년 중반 1375원까지 하락한 뒤 연말에는 1400원 안팎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중기적으로는 개혁 진전과 글로벌 성장률 격차 개선이 원화의 점진적 강세 여지를 키운다”면서도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펀더멘털 역시 금융시장 안정흐름을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ING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1.2%에서 내년 2.0%로 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성능 칩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수요 확대와 아시아 공급망 다변화가 주요 교역국 둔화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내년도 예산 증가(8.1%)는 민간투자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