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물길 터준 모태펀드...내년 8200억 마중물 [모태펀드 20년]

입력 2025-12-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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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험자본의 양적 성장을 이끌어온 모태펀드가 출범 20주년을 맞아 방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이후 불모지가 된 벤처투자 시장을 재건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제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기술 패권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재설계하는 등 다음 성장 동력을 밀어올릴 새로운 지렛대 역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모태펀드 개요 (그래픽)
▲모태펀드 개요 (그래픽)

9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은 올해 본예산에서 64% 증액된 8200억 원으로 편성됐다. 모태펀드 본예산이 8000억 넘게 책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1조1000억 원으로 책정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2800억 원이 삭감됐다. 중기부는 스타트업 육성 사업인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와 지역 투자, 재펀드 등에 지원이 집중할 예정이다. 당초 1조1000억 원의 예산안 계획 당시 이 중 절반인 5500억 원을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에 반영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는 AI·딥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신규 사업으로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3000억 원의 첫 예산이 투입됐다. 당초 모태펀드는 또 지역펀드에 2000억 원, 글로벌과 재펀드에 각각 700억 원, 800억 원으로 계획했다. 예산 삭감이후에도 투자 비중과 기조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태펀드는 정부 부처가 자금을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민간이 결성한 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05년 1245억 원으로 시작한 모태펀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10조9063억 원의 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20년 간 1352개, 총 45조896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하고, 1만1021개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규모는 34조8462억 원이다. 벤처펀드에 출자된 민간자금은 모태펀드 설립 이전인 2004년 4589억 원에 불과했다. 모태펀드 도입 이전 102개였던 벤처투자회사 수도 지난해 기준 249개로 증가했다. 국내 유니콘 이력을 가진 기업 중 85.4%(48개사 중 41개사)가 자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업계에선 벤처투자 시장이 모태펀드 출범 전과 후로 나뉜다고 평가한다.

모태펀드가 지난 20년간 모험자본의 저수지로 탄탄한 재원을 공급했지만 안정적인 민간자본 유입 창구가 부족한 건 한계점으로 꼽힌다. 벤처업계가 최근 모태펀드 예산 삭감에 "민간 출자 급감, 펀드 결성 실패,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한 건 이처럼 민간자본 여력이 약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또 민간자본 유입 촉진 효과 감소와 초기 기업 투자에 대한 보수적 접근, 글로벌 자금 유입 부족 등도 벤처투자 생태계의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국정과제인 '연간 40조 원' 벤처투자 시장 육성과 글로벌 4대 강국 도약, 제3의 벤처붐 등 안팎의 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지금이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몇 년간 바이오 분야의 신약 개발 등 벤처기업의 발전이 두드러진 건 2000년대 중반부터 모태펀드가 씨를 뿌린 결과"라며 "첨단산업 등에 대한 벤처투자 역시 선제 투자로 먼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국가들과 동등한 정도의 유동성을 만들기 위해 법정기금 등을 활용해 투자시장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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