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첫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넘어 단기 국채 매입 신호와 회의 이후 장기 국채금리 흐름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M증권은 9일 보고서를 통해 “12월 FOMC에서 매파적 색채가 강한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단기 국채 매입 여부와 이후 주요국 장기 금리의 안정 여부에 따라 시장 충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iM증권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FOMC에서 미 연준이 내년부터 매월 450억 달러 규모의 만기 1년 이하 국채를 사들이는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reserve management purchases)’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은 기준금리 정책과는 별개로 은행 시스템 유동성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단기 국채를 매입해 지급준비금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이미 11월에 ‘유동성 사정에 따라 연준이 다시 채권 매입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해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단기 유동성 경색이 다소 진정된 분위기지만, 잠재적 자금 경색 리스크를 감안하면 대차대조표 확대 카드가 실제로 꺼내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적긴축(QT)이 이달 1일부로 종료된 점도 변수로 꼽았다. 그는 “양적긴축 종료는 연준이 단기 국채 매입과 같은 추가 완화 조치를 꺼낼 수 있는 여지를 키운다”며 “12월 회의 결과가 이른바 ‘매파적 금리 인하’로 받아들여지더라도, 단기 국채 매입 결정이나 강한 시그널이 동반된다면 시장에는 오히려 유동성 확대 기대가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달러화에는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대로 단기 국채 매입 신호 없이 매파적 톤의 금리 인하만 단행될 경우에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iM증권은 “미국 3개월물 등 단기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10년물 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는 12월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과 연준 내부의 정책 갈등 가능성을 선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긴축 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도 장기 금리에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과 별개로 물가와 성장률 수준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그간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ECB와 호주중앙은행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행 역시 추가 인하 여지가 점차 줄어드는 국면이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각국 재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긴축 기조 전환을 시사할 경우 장기 국채금리에 우호적일 수 없다”며 “그만큼 12월 FOMC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와 미국과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가 실제로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가 이번 회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