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에 강력 항의”
중국 “정상 훈련에 일본군이 방해”
대만 갈등, 경제 이어 군사로까지 확대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전날 오후 4시 32분께 오키나와 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군 J-15 함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를 레이더로 ‘조사(照射)’했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조사는 4시 32분부터 35분, 두 번째 조사는 6시 37분부터 7시 8분 사이에 일어났다고 방위성은 설명했다. 조사된 F-15 전투기는 각기 다른 전투기였으며 중국 함재기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겨누고 비추는 것을 의미한다.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것은 수색하거나 미사일 등을 쏘기 전 상대와의 거리를 쟀다는 뜻이다. 이런 탓에 적대적 행동으로 간주한다. 이번의 경우 방위성은 사격 위협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방위성은 “의도나 목적은 모른다”면서도 “수색을 위한 것이었다면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반복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군이 일본 자위대에 레이더를 겨눈 것은 2013년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중국군은 동중국해 동쪽 해역에서 해군 함선이 사격할 때 사용하는 화기 관제 레이더를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향해 조준했다. 이를 포함해 외국군의 조사를 받은 것도 이전까지 두 차례밖에 없었다. 그중 하나는 2018년 한국 해군 함정이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조사한 것이었다. 전투기 조사로만 한정하면 이번이 자위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브리핑에서 “항공기의 안전한 비행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위험한 행동”이라며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엄중히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중국군은 일본 자위대가 자신들의 훈련을 방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왕쉐멍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우리 해군의 훈련 해역과 영공에 반복적으로 접근해 괴롭힘을 가해 정상적인 훈련 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했다”며 “우리는 일본이 즉시 비방을 중단하고 전선 작전을 엄격히 제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민해방군 해군은 자국 안보와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하고자 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갈등은 대만을 놓고 벌어진 양국 갈등의 연장선이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군이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언사를 주고받던 양국은 수산물 수입 금지 등 경제적 영역에서도 다퉜고 현재는 군사적 긴장감마저 키우고 있다.
레이더 조사로 인해 양국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2013년 1월 중국군이 레이더 조사를 했을 때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듬해 11월까지 회담하지 못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