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은 5일 정부와 ARM(암)이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세계적 반도체 설계(IP) 기업으로, 이번 협정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평가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산업통상부와 ARM은 한국 반도체와 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양측은 워킹그룹을 형성해 ARM 스쿨 설립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RM 스쿨은 ARM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설계에 특화된 교육기관으로서 동 기관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설계인력을 약 1400여 명 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 등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후보로는 광주과학기술원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르네 하스 ARM 대표를 함께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AI 접근권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이 대통령이 제시한 ‘AI 기본사회’ 구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손 회장은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대통령의 AI 정책 방향에 신뢰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정책실장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오늘날 반도체는 '새로운 총'"이라며 "AI 시대를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이 대통령은 이미 현명하게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메모리 동맹'이 강해져야 한국의 레버리지도 강해지는 것"이라며 향후 한미 양국이 AI·반도체 분야에서 더욱 견고한 동맹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다만 한국의 에너지 인프라 부족을 과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한국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과 관련해 "내가 보기에는 규모가 매우 작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에너지 확보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