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자산 조정…내년 수급 안정 전망
개인 해외투자 둔화…달러 수요 압박 감소
원·달러 추가 급등 시 FX헤지 재가동 가능성

올해 원화 약세를 이끌었던 자본 유출 압력이 완화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외국인 주식 자금이 다시 유입세로 전환했고, 국민연금의 FX헤지 포지션도 상당 부분 되돌려지면서 원화 수급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씨티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외환보유액이 4307억 달러로 18억 달러 증가해 202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개선을 나타냈다. 외국인 자금 흐름도 변화가 뚜렷하다. 2일 외국인은 국내 주식 1조2000억 원 순매수로 전환하며, 10월 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앞서 5~10월 21조3000억 원 순매수 후 11월 14조4000억 원 순유출이 나타났던 흐름은 되돌림이 진행 중이다.
김진욱 씨티 리서치 연구원은 "자본유출 압력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원화 약세 흐름이 진정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수요가 돌아오고, 내국인의 해외자산 투자 속도가 둔화되는 점도 원화 안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일 이동평균 기준 해외 주식 투자 흐름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 자산배분 변화도 확인된다. 9월 기준 국내채권 비중 23.6%로 연말계획 대비 낮고, 국내주식 비중 15.6%로 목표를 상회했다. 원화 약세 구간에서 국내 비중을 조정하는 패턴이 재현된 셈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84원 이상에서 지속되면 국민연금의 FX헤지가 다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5년 원화 약세의 주된 원인은 대규모 자본유출이었지만, 2026년에는 자본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이 점진적으로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정책과 연결되는 FX 관련 규정 개정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도 언급됐다. 해외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책적 대응 여지를 넓히려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