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화 해외연수 논란이 잦아들기도 전에 부산 수영구의회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의회 전원이 이탈리아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지난 11월 4일 의원 해외연수에 손사라 의장(무소속)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만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 되면서다.
반면 국민의힘 김보언·김태성·조병제 의원은 비행기 탑승 직전 일정을 접고 발길을 돌렸다. “지금은 자리를 비울 때가 아니다”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연수는 7박 9일 일정에 수천만원의 예산이 책정된 사업이다. 출발 전부터 지역 사회에서는 고물가·경기 침체로 상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관광성 외유’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대조적인 행보를 택한 국민의힘 의원 3명은 정연욱 국회의원(수영구)과 보조를 맞추며 해외 대신 현장 민생 점검을 선택했다.
공항을 나온 직후 곧바로 지역 골목과 상권을 찾았다.
김보언 의원은 “상인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로마 유적지가 무슨 소용이냐. 지역 골목부터 챙기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김태성 의원도 “해외 대신 망미동 골목과 시장을 돌았다. 15분 도시 사업 예산이 제대로 쓰이는지 직접 확인했다”고 했다.
조병제 의원은 “관행이라고 따라가던 시대는 끝났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게 변화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 반응은 냉랭하다. 민생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한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의장이 사실상 외면한 데다, 평소 ‘견제·감시’를 강조해 온 민주당 의원들의 연수 참여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주민 반응도 거세다. 수영구 주민 조양일씨 "구의원 견문을 넓힌다면서 왜 내 세금으로 관광을 가나. 로마 시장이 구의원들 만날 줄 것 같지도 않은데, 그냥 놀러 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누군 남아서 일하고, 누군 해외로 갔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다음 선거 때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