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F1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
기본 트림 2000만원 후반대로 가성비

르노코리아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는 외관에 더해 내면까지 똘똘한 매력으로 무장한 차량이다. 프랑스 감성의 세련된 디자인에 르노그룹의 포뮬러1(F1) 기술이 녹아든 하이브리드 시스템, 2000만 원대의 가격까지 동시다발적인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근 아르카나로 서울 서대문구에서 경기도 화성시까지 왕복 120㎞를 달려봤다.
아르카나의 외모는 도심형 쿠페 SUV의 정석에 가깝다. 전면부는 크롬 라인이 강조된 그릴과 새로운 르노 엠블럼이 자리해 단단한 인상을 준다. 루프라인은 뒤로 갈수록 부드럽게 흘러 우아함을 더한다. 최상위 트림 ‘에스프리 알핀’에는 전용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와 알핀 로고 사이드 엠블리셔가 적용돼 돋보이는 존재감을 자랑한다. 프랑스 차 특유의 감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하다.
주행감은 하이브리드 특성을 극대화했다. 르노그룹 F1 머신의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개발된 이 차량은 1.6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구동모터, 발전·시동모터)가 결합된 듀얼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와 리튬이온 배터리까지 조합돼 출력과 효율을 모두 잡았다. 출발 시에는 전기차처럼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나가고, 가속할 때는 엔진이 개입해 속력을 높여준다. 정차 중에도 엔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연비 효율성도 뛰어났다. 공인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17㎞/L로, 시승 중에는 20㎞/L까지 나왔다. 특히 일상 운행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시속 50㎞ 이하의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수 있었다. ‘EV 주행 모드’로 순수 전기 주행을 선택하거나, 회생 제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B 모드’를 활성화할 수도 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누리면서도 부드러운 변속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과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하면 E-Tech 하이브리드는 2849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자가 탑승한 최상위 트림 ‘에스프리 알핀’도 3401만 원 수준이다. 소형 SUV임을 감안해도 보통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약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르노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를 직접 만나보니 프랑스의 감성, 하이브리드 기술, 가격까지 갖춘 일석삼조의 차량이었다. 효율적이면서도 주행의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은 운전자, 특히 생애 첫차를 고민하는 20~30대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실속형 하이브리드 SUV’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