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병원을 찾는 성인 환자들 사이에서 “백신 효력은 몇 년이나 지속되나”를 묻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감염병 재유행이 겹치면서 대상포진·폐렴·자궁경부암 등 중장년층 건강과 직결되는 백신의 '장기 예방효과'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대상포진 재조합 백신(싱그릭스)은 접종 후 10년이 지나도 예방효과가 약 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생백신(조스타박스)의 효과가 8년 후 4%까지 떨어지는 것과 달리, 면역 지속성이 길고 안정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로선 싱그릭스 2회 접종만으로 충분하며 추가 접종은 권고되지 않는다. 다만 “접종 후 10년을 넘는 시기에 대한 데이터는 축적되는 중”이라며 향후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도 열린 상태다.
과거 생백신을 맞았더라도 재조합 백신으로 다시 접종할 수 있다. 생백신 접종 후 5년 이상 지나면 재접종이 가능하며, 70세 이상 고령자나 면역억제 치료 중인 환자처럼 고위험군은 더 빠른 접종이 고려된다.
전문가들이 "위험군은 면역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특히 70대 당뇨 환자는 일반인보다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약 3배 높다. 면역 기능이 저하돼 합병증 위험도 더 크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당뇨 환자는 백신 금기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접종하면 발병 자체뿐 아니라 신경통 등 중증 후유증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환자들 사이에서도 "백신 덕분에 발병을 피했다", "통증 후유증이 줄어 삶의 질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늘고 있다.
장기 면역을 보장하는 백신은 대상포진만이 아니다.
B형간염 백신은 3회 접종만으로 30년 이상 면역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은 추가 접종이 필요 없다.
다만 면역저하자나 만성 간질환 환자는 혈액검사 결과(항체가)에 따라 보강 접종 여부를 판단한다.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에게 필수로 권장되며,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접종이 기본이다.
온병원 감염병센터 이진영 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개인별 건강 상태와 위험 요인에 따라 ‘맞는 시기’가 다르다"며 "특히 고령자·면역저하자·만성질환자는 의료진 상담을 통해 맞춤형 접종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또 "현재 유행 중인 독감이 내년 4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온병원 하상욱 과장(신경과 전문의)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고려해야 하고, 고령층과 당뇨 환자에게는 사실상 ‘필수 예방 전략’"이라며 “적절한 백신 접종은 관련 질환의 감염 위험과 후유증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