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관세 변수에도 올해 한국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수출시장·품목 다변화가 총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2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간한 ‘미 관세 영향 및 수출시장 다변화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5792억 달러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EU·대만·중남미로의 수출 확대가 미·중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며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아세안(51억8000만 달러·5.5%), EU(21억2000만 달러·3.9%), 대만(135억3000만 달러·51%) 수출이 증가한 반면, 대미(−53억2000만 달러·−5%), 대중(−41억9000만 달러·−3.8%) 수출은 감소했다.
수출시장 집중도 역시 완화 흐름을 보였다. 올해 1~9월 허핀달-허쉬만지수(HHI)는 896에서 791로 낮아졌고 대미 수출 비중도 1월 18.9%에서 10월 17.2%로 줄었다. 코트라는 “아세안·대만 등 글로벌사우스가 대체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도 다변화 효과가 두드러졌다. 자동차·철강 등 미국발 고관세 대상 품목은 대미 비중을 낮추고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자동차의 경우 EU·CIS로 수출처를 넓히고 전기차·중고차 등 품목 다양화로 대미 수출이 14.1% 줄었음에도 전체 수출은 2.3% 증가했다. 일반기계·철강도 비슷한 추세다.
화장품은 관세부과 품목임에도 K-컬처 기반 수요 확대로 총수출 증가와 시장 다변화를 동시에 이뤘다. 1~9월 대미 수출은 18.1% 증가한 17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반면 반도체·의약품 등 고관세 예외 품목은 글로벌 수요 확대와 경쟁력 강화로 수출 호조가 이어졌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대미 수출이 22% 늘었고 아세안·대만 등으로 시장 다변화도 뚜렷하다. 올해 수출 1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는 의약품도 대미 45%, 전 세계 18% 증가세를 나타냈다.
코트라는 올해 2월 ‘관세 대응 119’ 센터를 설치해 통상환경 변화 대응과 수출구조 개편을 병행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아세안·인도·중남미·아프리카 등 글로벌사우스 확장, 품목은 K-소비재와 ABCDE(AI·바이오·문화·방산·에너지) 중심 고도화, 주체는 ‘K-수출스타500’과 ‘수출희망1000 프로젝트’로 중소기업 수출기업 10만 개 시대를 목표로 한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보호무역 확산은 도전이지만 동시에 시장 다변화의 기회”라며 “글로벌사우스 중심 시장 개척과 AI·K-소비재 등 품목 다변화를 통해 수출 5강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