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 징계로 우리금융 '불똥'..해외투자 전면 보류

입력 2009-09-04 07:44 수정 2009-09-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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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지금이 해외투자 나설 시기인가?"..한미은행 지분투자도 무산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입힌데 따른 금융감독당국의 중징계 결정 영향으로 우리금융의 해외투자가 전면 보류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3일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부터 3억달러 규모의 투자참여를 요청받았으나 안팎의 우려섞인 시선과 금융감독당국의 제지로 투자를 보류키로 결정했다.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해외 파생상품 투자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가 불가피한 마당에, 우리금융이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 해외 사모펀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 좋지 않다는 것.

이와 더불어 미국계 교포은행인 한미은행에 대한 지분 투자도 같은 이유로 전면 보류됐다. 이로써 오는 8일 개최되는 우리은행 이사회 역시 취소됐고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뉴욕 방문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무엇보다 투자 시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정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인 우리금융이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국내 금융시장이 어수선한 마당에 재차 다시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무엇보다 우리금융의 해외 사모펀드 투자가 시기상으로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물론, 금융위기가 점차 회복세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국내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은 적극 독려돼야 할 부분이나 국내외적인 불확실성도 남아있고 기업 구조조정, 부실채권 처리 등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일이 우선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장 관계자의 반응도 우리금융의 해외투자에 시기적으로 좋지 않고 황영기 회장 중징계 결정으로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모양새라고 입을 모았다.

시중의 A은행 부행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우리은행의 해외 부채담보부채권(CDO)과 신용부도스왑(CDS) 투자 손실에 대해 징계가 논의되는 시점에서 해외 사모펀드 신규 투자 논의와 이에 대한 우리금융의 투자의사 결정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B은행 투자금융기획팀장은 "파생상품 투자로 손실을 과도하게 낸 은행 입장에서 황영기 회장 중징계로 안팎에서 일고 있는 부정적 기류에 국내 은행의 해외시장 공략이 늦춰지는 게 남일 같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파생상품 및 유가증권 투자는 차지하더라도 국내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인데 건전성 감독과 리스크 관리를 엄격히 관리할 수 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입장과 부적절한 시기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덧붙였다.

블랙스톤은 해외 주요 연기금과 국부펀드가 주요 주주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고 투자액이 많은 중국투자공사(CIC)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가운데 북미와 유럽 등지에 중장기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투자하는 사모펀드사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동안 블랙스톤과 3000억원 규모의 우리PE를 통해 국민연금 메자닌펀드 위탁 운용을 담당 중이었고 이번 블랙스톤의 추가 투자 제안으로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한편, 우리금융 관계자는 "블랙스톤으로부터의 투자 참여에 대한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투자 관련 징계가 논의되고 있는 시기라는 점과 금융위기 상황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투자를 보류키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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