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참여도 열성적…“직접 말해보고 겪어보는 게 효과적”
교과서선 한두 페이지뿐…“일회성 아닌 지속 가능 지원 절실”

“떡볶이요!” “빵이요!”
인천효성남초등학교 4학년 교실. ‘용돈 3000원으로 떡볶이·빵·아이스크림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는 내용의 영상이 끝나자 교실이 떠들썩해졌다. 더 합리적인 소비가 무엇인지 묻는 강사의 질문에 20여 명의 어린이들은 저마다 손을 번쩍 들었다. "배가 불러야 하니까요", "친구랑 나눠 먹을 수 있어서요"라며 씩씩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이날 수업은 금융감독원의 ‘1사 1교 금융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A 은행이 주관했다. ‘1사 1교’는 금융사 본·지점과 초·중·고교를 연결해 실생활 중심 금융교육을 제공한다. 이날 교육은 ‘합리적 소비’를 주제로 2교시(총 1시간 20분) 동안 이어졌다.
장정륜 강사는 금융권 15년 경력을 바탕으로 ‘희소성’ 개념을 소개했다. 학생들은 처음엔 갸우뚱했지만 “필요한 것과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살 수 없는 이유는 돈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장 강사의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희소성의 원칙”이라는 말과 함께 본격적인 경제 개념 수업이 진행됐다.
기회비용을 이해시키기 위한 '밸런스 게임' 시간엔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게임기vs스마트폰”, “컵떡볶이vs핫바”라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의 호기심은 커졌다. 장 강사가 “둘 다 살 수 없으니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하자 아이들은 '기회비용'이라는 경제 개념을 자연스레 체감했다.
2교시에는 금융감독원에서 개발한 체험형 보드게임인 ‘금융요리왕’이 진행됐다. 3~4명씩 조를 이뤄 정해진 예산으로 햄버거 재료를 사 모으는 게임이다. “치즈 나왔다! 400원 내세요.” “필요 없어도요?” 한 학생이 소비 칸에 멈추자 해당 칸에서 뽑은 재료는 필요 여부와 상관없이 구매해야 하는 강제 소비 규칙이 적용됐다. 장 강사는 “실생활에서도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예산이 줄어들어 꼭 필요한 소비를 놓칠 수 있다”며 “우선순위를 정해 돈을 관리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체험형 금융교육의 필요과 중요성을 실감케 한 두 시간이었다. 정규 과정에 금융교육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이러한 1사 1교 금융교육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교과서에서 합리적 소비나 경제 개념이 언급되긴 하지만 대부분 한두 페이지에 그쳐 실제 생활과 연결하기 어렵다. 올바른 금융 인식과 소비 습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1사 1교 같은 현장 체험형 교육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천효성남초 교사는 “돈의 가치와 위험을 어릴 때부터 익혀야 하지만 현 교과 과정에서는 관련 교육 비중이 매우 낮다”며 “일회성 수업을 넘어 지속적·체계적인 금융교육이 가능하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